올해 주류업계가 전반적인 판매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다.

양주와 매실주만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을뿐 소주 맥주 청주 등
대중주를 포함한 대부분의 주종은 판매량이 지난해수준을 간신히
유지하거나 오히려 줄어드는등 침체국면을 보이고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소주는 지난 10월까지 61만7천kl가 팔려 전년동기
보다 1.28% 줄었다.

업체별로는 진로 경월 한일(제주)등 3개사만이 판매증가를 기록했을
뿐이고 충북이 33.8% 금복주(대구) 23.5% 선양(충남) 22.4%의 감소를
나타내는 등 지방소주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맥주는 지난해 이상 고온과 치열한 판촉경쟁으로 93년보다 13.5% 늘어난
1억7천1백17만상자(5백ml 20병들이)를 판매하는 호황을 누렸으나 올해는
여름장사를 망치는 탓에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0월까지 동양 조선 진로쿠어스 등 맥주3사는 1억5천1백98만6천8백
상자를 판매, 전년동기보다 4%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진로쿠어스맥주가 신규진출한 것을 감안하면 자연증가분 만큼도
늘지 못했다는 얘기다.

청주도 10월까지 3만7천5백60kl가 판매돼 지난해동기의 4만3천8백4kl보다
오히려 14.3%(6천2백44kl)가 줄었다.

백화 금관청주 등 청주업체들은 고급품으로 성장을 지속시킨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으나 신세대층에게 청주가 외면받고 있어 쉽지않을
전망이다.

국산와인의 판매량도 10월까지 1천7백87kl에 불과, 15.2%가 줄었다.

와인업계의 경우 전체적인 수요감소에 수입와인의 급증으로 입지가
좁아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밖에 진 고량주 샴페인 브랜디 등 기타주들도 전년동기보다 판매가
30-50%씩 줄어들었다.

반면 양주는 프리미엄위스키의 돌풍에 힘입어 11월말까지 4백11만상자
(7백ml 6병들이)를 판매, 지난해동기보다 16.9% 성장했다.

여기에 시바스리갈 딤플등과 폭증하고 있는 중소상사의 수입판매량까지
합하면 올해 30% 성장은 무난하리란게 업계의 전망이다.

매실주도 올해 3백억원으로 작년의 2백50억원보다 20%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술판매가 침체를 면하지 못하자 업계에서는 올해 주류시장의 규모도
연초 예상했던 6조원에 훨씬 못미치는 4조8천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절대판매량은 부진했지만 소주 맥주 등의 가격인상과 고가제품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회적 불안감에 따른 소비경기 위축과 내년 양주세율
인하로 대기수요가 발생하는 등 악재가 많아 연말특수도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라며 "대부분의 업체가 올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