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270) 제8부 아늑한 밤과 고요한 낮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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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파가 그렇게 수락을 다 퍼먹고 돌아가고 나서 얼마후 보옥이 집으로
돌아왔다.
어지럽게 놀던 시녀들은 얼른 자리를 정돈하였다.
그런데 시녀 청문은 보옥이 왔는데도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자기않고
자기 침상에 누워만 있었다.
보옥이 다가가 물었다.
"어디 아파? 아니면 기분 나쁜 일이라도 있었나?"
청문은 정말 아픈 것처럼 한숨만 쉬며 아무 대답도 없이 슬그머니
돌아눕는데, 엉덩이가 커서 불룩 솟아 있는 느낌이었다.
보옥은 순간적으로 그 엉덩이를 만지고 싶은 충동이 일었으나, 다른
시녀들이 있는 자리라 침을 한번 꿀걱 삼키며 억제하였다.
시녀 추문이 청문 대신 대답하였다.
"쌍륙 놀이를 하는데 처음에는 청문이 이기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도련님 유모인 이노파가 와서 훼방을 놓는 바람에 그만 지고
말았어요.
그래서 약이 올라 머리가 아프다면서 저렇게 드러누운 거예요"
"그까짓 일을 가지고"
보옥이 청문의 엉덩이를 한번 떠 흘끗 훔쳐보고 나서 추문에게 말했다.
"습인이가 빨리 왔으면 좋겠는데. 추문이 네가 가든지 하인을 보내든지
하여 습인을 데려와"
아까 습인의 집에서 그녀의 얼굴에 나있는 눈물자국을 본 보옥인지라
은근히 불안하여 재촉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추문은 조금 있으면 습인이 제발로 돌아올 텐데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보옥의 지시대로 하인을 보내어 습인을 데려오게 하였다.
습인이 돌아와서 미소를 지으며 보옥에게 말했다.
"내가 알아서 돌아올 텐데 사람까지 보내고. 그래 진지는 드셨어요?"
보옥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시녀들에게 아침에 습인의 몫으로 남겨둔
수락을 가지고 오도록 하였다.
그러자 시녀들이 입을 비죽이며 이노파가 몽땅 퍼먹고 말았다고
고자질을 하였다.
보옥이 화가 나서 어쩔 줄을 몰라 하자 습인이 보옥을 달래며 말했다.
"도련님이 저를 위해 남겨두셨다니 말만 들어도 감사해요.
하지만 저는 수락을 먹으면 속이 좀 거북해지거든요.
지난번에는 토하기까지 했어요.
할머니가 잡수셨다니 오히려 잘되었죠. 제가 잠자리를 펴드릴 테니
주무시기나 하세요.
오늘 많이 돌아다니셨잖아요"
그러면서 습인이 보옥의 침상에 요를 새로 깔고 이불을 폈다.
다른 시녀들은 하나 둘 물러가고 습인과 보옥만이 남게 되었다.
보옥은 잠자리를 정리하고 있는 습인의 엉덩이를 뒤에서 두 팔로
껴안았다.
보옥의 얼굴이 그 엉덩이에 파묻힐 지경이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2일자).
돌아왔다.
어지럽게 놀던 시녀들은 얼른 자리를 정돈하였다.
그런데 시녀 청문은 보옥이 왔는데도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자기않고
자기 침상에 누워만 있었다.
보옥이 다가가 물었다.
"어디 아파? 아니면 기분 나쁜 일이라도 있었나?"
청문은 정말 아픈 것처럼 한숨만 쉬며 아무 대답도 없이 슬그머니
돌아눕는데, 엉덩이가 커서 불룩 솟아 있는 느낌이었다.
보옥은 순간적으로 그 엉덩이를 만지고 싶은 충동이 일었으나, 다른
시녀들이 있는 자리라 침을 한번 꿀걱 삼키며 억제하였다.
시녀 추문이 청문 대신 대답하였다.
"쌍륙 놀이를 하는데 처음에는 청문이 이기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도련님 유모인 이노파가 와서 훼방을 놓는 바람에 그만 지고
말았어요.
그래서 약이 올라 머리가 아프다면서 저렇게 드러누운 거예요"
"그까짓 일을 가지고"
보옥이 청문의 엉덩이를 한번 떠 흘끗 훔쳐보고 나서 추문에게 말했다.
"습인이가 빨리 왔으면 좋겠는데. 추문이 네가 가든지 하인을 보내든지
하여 습인을 데려와"
아까 습인의 집에서 그녀의 얼굴에 나있는 눈물자국을 본 보옥인지라
은근히 불안하여 재촉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추문은 조금 있으면 습인이 제발로 돌아올 텐데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보옥의 지시대로 하인을 보내어 습인을 데려오게 하였다.
습인이 돌아와서 미소를 지으며 보옥에게 말했다.
"내가 알아서 돌아올 텐데 사람까지 보내고. 그래 진지는 드셨어요?"
보옥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시녀들에게 아침에 습인의 몫으로 남겨둔
수락을 가지고 오도록 하였다.
그러자 시녀들이 입을 비죽이며 이노파가 몽땅 퍼먹고 말았다고
고자질을 하였다.
보옥이 화가 나서 어쩔 줄을 몰라 하자 습인이 보옥을 달래며 말했다.
"도련님이 저를 위해 남겨두셨다니 말만 들어도 감사해요.
하지만 저는 수락을 먹으면 속이 좀 거북해지거든요.
지난번에는 토하기까지 했어요.
할머니가 잡수셨다니 오히려 잘되었죠. 제가 잠자리를 펴드릴 테니
주무시기나 하세요.
오늘 많이 돌아다니셨잖아요"
그러면서 습인이 보옥의 침상에 요를 새로 깔고 이불을 폈다.
다른 시녀들은 하나 둘 물러가고 습인과 보옥만이 남게 되었다.
보옥은 잠자리를 정리하고 있는 습인의 엉덩이를 뒤에서 두 팔로
껴안았다.
보옥의 얼굴이 그 엉덩이에 파묻힐 지경이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