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이 6일 "신한국당"으로 문패를 바꿔달고 제2의 창당을 위한
새출발을 선언했다.

우선 당명변경으로 상징적이긴 하지만 5,6공과의 정치적 단절이 이뤄진
셈이다.

또 내년초로 예정된 총선공천에서 대폭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점을 암시해준다.

뿐만아니라 1월말께 열릴 전국위원회 또는 전당대회에서 지도체제의
개편과 함께 대폭적인 당직개편을 예고해 주고 있다.

한마디로 김영삼대통령의 "YS당"이 출범하는 것이다.

"숙청"되지 않고 신한국당에 살아남는 민정계인사들은 더 이상 민정계
라는 말을 사용하지도 또 정치적 지분을 요구할수도 없는 상황이 될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신한국당의 출범은 당내의 "반YS인사"들에게 탈당의 명분을 주는
등 정치적 운신의 폭을 넓게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당명변경이 갖는 플러스적인 측면이 있는가 하면 이같이 마이너스적인
측면도 크다는 지적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같이 정치적 의미와 파장이 있는데도 불구, 여권
핵심부는 전당대회등을 거치지도 않고 당명변경을 "졸속"으로 처리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뭐가 그리 급했느냐는 얘기다.

당명만 바꾼다고 땅바닥에 떨어진 인기가 올라갈 것도 아니고 오히려
정치상황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하는 정국운영행태가 바뀌지 않는한 선거를
치르기는 더욱 어려워 질것으로 우려하는 인사들도 많다.

당명변경도 여태까지 보여온 일관성없는 정치행태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지적이다.

"민자당"이라는 당명의 변경은 사실 1년전인 지난94년말부터 추진돼온
여권핵심부의 장기과제였었다.

"3당야합"이라는 굴레를 벗고 김대통령의 재임기간을 독자적인 "문민
치세"로 남겨야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해결해야할 숙제였던 것이다.

그러나 당명변경을 쉽게하기에는 당내 사정이 여의치 않았었다.

연초에는 당시의 김종필대표가 탈당하는 정치적 "타격"을 입었고 그 결과
6.27 지방선거에서 참패하기도 했다.

여권핵십부는 이번에는 그러나 3당합당의 주역인 노태우전대통령이
비자금건으로 국민들의 엄청난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 이상
당명변경을 늦출수 없다는 결단을 한셈이다.

일각에서 분석하는 마이너스적인 측면은 각오를 했다는 얘기다.

어쨋든 새로 출범한 신한국당은 내년총선 승리를 1차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1월20일까지는 국회의원후보공천을 마무리하고 공천자대회를 겸한 전국
위원회나 전당대회가 1월25일께 열릴예정이다.

신한국당의 장래는 비자금정국과 5.18특별법정국이 대충 마무리되고 15대
공천이 완료되는 시점에 가서야 점쳐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