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신용금고들이 남대문상권을 떠나고 있다.

남대문시장이 동대문/평화상가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축되자 ''탈남대문''
전략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동대문.평화.명동상가등의 상인들을 대상으로 금고들간 고객유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고업계에 따르면 남대문 재래시장이 주차난등으로 영업이 부진
해지자 최근 신중앙금고가 사옥을 을지로로 이전했고 진흥.해동(명동지점).
신신금고등이 동대문인근 시장으로 영업지역을 옮기고 있다.

이들 금고들은 지금까지 명동에 위치하면서 남대문시장을 주된 영업권으로
삼고 있던 금고들이었다.

신중앙금고는 지난 11월초 사옥을 명동에서 을지로로 이전하면서 남대문
상가에는 신규대출을 줄이고 대출금을 회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남대문시장을 담당하던 영업직원들을 명동일대 의류상가로 재배치하는
한편 동대문상가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명동에 본점을 둔 진흥금고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진흥금고는 남대문시장에서 임대영업을 하던 상인들이 자취를 감춰 이들
에게 대출해 줬던 3백억원에서 4백억원 가량을 회수하지 못하는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남대문시장을 전담하던 영업2부를 철수, 명동과 동대문 평화시장
에 투입하고 있다.

해동금고(명동지점)는 올해초부터 남대문상가 전담 영업직원들을 대거
청계천 공구시장쪽으로 돌려 놓은 상태이며 신신금고도 남대문을 포기,
영동일대 의류상들을 고객으로 유치한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 금고들이 영업지역을 옮기는 이유는 남대문 재래상가가 쇠퇴기로
접어든 반면 동대문이나 명동지역 상가들이 활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전에서 의류상가를 운영하는 고모(50)씨는 "남대문상가의 주차난이 심해
지난 9월부터 동대문쪽으로 거래처를 옮겼다"고 밝혔다.

김성부 신중앙금고 사장은 "거평.나산.두산그룹이 동대문일대에 건축중인
대형상가에 남대문상인들이 점포임대 계약을 많이 해놓은 상태"라며 "이에
따라 금고들도 영업지역을 옮기는등 영업전략을 수정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 동대문인근에는 삼화.신한.신은금고(지점)등이 먼저 자리잡고 있어
이들금고들과 남대문에서 철수한 금고들간의 고객유치경쟁이 치열해지리라는
전망이다.

또 성수대교 붕괴이후 성황을 누리고 있는 명동일대 의류상들을 대상으로
신중앙 민국 진흥 신신금고등이 본격적인 주도권쟁탈을 벌일 것으로 예상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