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재 < 삼익악기 회장 >

세계일류화 추진상품으로 선정된 피아노등 악기산업은 작은 규모의
투자로도 세계시장 제패가 가능한 품목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지원, 육성한다면 경쟁국인 일본을 충분히
앞지를 수 있는 일찍이 세계화된 품목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든다면 피아노 기술의 꽃이라고도 불리우는 그랜드 피아노가
전세계적으로 공명성과 내구성등 기술및 품질면에서 인정을 받아 주문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미국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호주등 세계각처에서
공급의뢰가 쇄도하고 있다.

아직도 해외시장에서 이미지와 옛 명성으로 팔고 있는 일본산 그랜드피아노
와 대응하여 당당히 기술과 품질의 우수성으로 맞서고 있는 국산 그랜드
피아노는 작년도에 1만2천여대를 팔아 1만3천여대를 수출한 일본 야마하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현재, 피아노의 세계시장 현황은 한국의 피아노와 일본의 야마하피아노가
명실상부한 세계정상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일본 야마하피아노만이 경쟁상대이고 이 경쟁상대를 이기면 피아노의 세계
시장을 제패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 생산시설 자체가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정이고
자금조달및 금융비용의 부담이 너무커서 증산을 위한 시설투자를 하지못해
세계수요의 63%에 달하는 고객을 놓치고 있는 형편이다.

경쟁상대국인 일본과 동등한 금리수준의 장기저리의 정책자금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시설투자와 고품질 제품개발을 위한 지속적인 R&D 투자도 자금조달시
기업내적으로 원재료 확보등 타요소에 비해 우선적으로 배분되지 못하는
실정이고 외부자금의 유입에 있어서 절차나 대상등이 복잡하고 까다로와
기업에 큰 실익을 주지 못하고 있다.

어렵게 차입한 외부자금도 제품원가에 반영되는 금리가 높아 가격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삼익악기와 일본의 야마하의 손익구성비를 볼때 영업
이익은 삼익악기가 매출액 대비 7%로써 야마하 0.3%보다 훨씬 앞지르고
있으나 경상이익 측면에서는 손익구조가 반대로 악화되어 있다.

이는 일본의 야마하의 금리 2.5%~3%수준을 감안할때 한국의 금리가 약5~6
배가 높아서 금융비용의 바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며 확대시설투자에 대한
위축, 고금리의 원가반영 등으로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세계 피아노 시장의 동향에 따라 향후 최대시장인 중국및 동남아시아
시장공략을 위하여 생산및 판매망 확충을 90년도부터 중국및 인도네시아에
1단계로 약4,000만불을 투자하였으며 이제부터 보다 많은 본격적인 시설
투자가 요구되는 시점이나 투자재원인 자금조달이나 그 비용이 일본의 금리
수준에 비교하여 그 격차가 너무 심하므로 경쟁국을 물리치고 세계시장
석권이 눈앞에 보이는 데도 불구하고 시설투자를 과감히 하지 못해
안타깝다.

그러므로 피아노의 국가경쟁력 강화및 세계시장 석권을 위해 경쟁상대국인
일본과 동등한 금리수준의 장기저리 정책 자금지원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피아노에 적용되고 있는 특별소비세를 정부 차원에서 면세하고 특수목재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정책적 배려도 시급하다.

피아노의 국가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확고한 내수시장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데 아직도 그랜드피아노의 경우 15%, 업라이트피아노의
경우 10%의 특소세를 피아노에 부과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이제 우리나라도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불대에 접어든 만큼 가정생활과
교육의 필수품이 되어 자라나는 새싹들의 정서함양측면을 보더라도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다.

국내수급이 도저히 불가능한 악기제조용 특수목재 수입에 대한 높은 관세를
적용하는 사례도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피아노의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정책지원의 지원이 이루어지면
명실공히 수출위주의 세계일류화 상품으로 세계화를 이룩하는데 반드시
기여하리라고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