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공학이라 하면 왠지 딱딱하다는
느낌을 갖기 십상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공학 연구모임을 통해 회원들과 함께 기뻐하고 함께
즐기고 있다.

우리 모임이름은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토목섬유(Geotextile)연구회다.

토목섬유란 고분자 합성섬유제품으로 새로이 개발된 건설재료다.

해외에서는 60년대초 개발돼 토목구조물에 보강 필터 배수 분리재
등의 용도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70년대중반이래 각종 토목공사에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연간 1천5백만 이상의 물량이 사용되고 있다.

우리모임은 토목섬유 사용물량은 늘어나는데 반해 설계 시공관련
연구는 매우 미흡한 실정을 안타깝게 여긴 필자를 비롯한 학자 기술자
10여명이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85년말이었다.

단체나 모임이 활성화되려면 회원상호간의 친목과 단합, 그리고
하는 일에 대한 보람이 관건이다.

따라서 우리 토목섬유 연구모임도 회원상호간의 친목도모를 위해
순번을 정해 매월 둘째주 또는 셋째주 토요일오후에 각 회원들의
직장을 방문, 그곳에서 각자에게 미리 배정한 연구과제에 대해 발표를
하고 토론을 하기 시작했다.

거듭된 발표와 토론을 가진후 86년11월에는 농촌진흥청에서 약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토목섬유학술 세미나를 성황리에
개최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근무하고 있던 필자를 비롯한
몇몇 회원이 직장을 옮기거나 보직을 변경하게돼 87년말이후 우리모임은
불가피하게 활동을 중지했다.

그러다가 92년3월 한국지반공학회산하에 9개 기술위원회가 발족됐는데
토목섬유분야도 그중 한 위원회로 참여하게돼 우리모임은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활동을 하지못한 이 기간동안에는 많은 분들이
국내외에서 토목섬유분야를 연구했고 이분들이 우리모임에 가입, 현재
회원은 약 50~60명으로 불어났다.

모임을 재개한이후 학술세미나도 다시 개최, 회원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건설교통부로부터 "토목구조물에 적용된 토목섬유의
설계및 시공연구"란 연구용역을 받았다.

우리모임의 실력을 정부에서 인정한 셈이다.

우리모임은 연구용역을 받은 것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토목섬유가
새로운 건설재료로 굳건히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우리연구모임의 주요 멤버로는 이송교수(서울시립대) 김운영교수(육사)
이광렬박사(선경건설기술연구소) 주재우교수(순천대) 전한용교수
(전남대교수) 신은철교수(인천대) 조삼덕박사(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장덕박사(파일테크) 금재호차장(한국원사직물시험연구원) 성진교박사
(금호지질) 이은수박사(보강기술) 송재헌사장(건설기술개발공사)
이상호교수(경북대) 등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