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상품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상품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것이 마케팅의 불문율.

상품 자체의 기능이나 가격을 달리해 차별성을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스타나 시판으로 소형버스시장에 새로 진입한 쌍용자동차도 이 점에
있어서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까지 소형버스는 현대자동차 그레이스가 시장점유율 59.9%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발표자료 기준)로 기아자동차 베스타에 비해 우위를
지켰다.

올해 10월까지의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현대가 61.3%로 앞서가고 있고
기아 34.3%였다.

새로 참여한 쌍용의 마켓셰어는 4.4%에 불과, 3파전이 되리라는 기대에
다소 못미쳤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그러나 소형버스 시장에 대해 쌍용의 설명은 다르다.

아직은 충분한 물량이 확보되지 않았을 뿐 이스타나의 생산이 정상화되면
소형버스 시장의 판도변화가 예고된다는 것이다.

쌍용이 자신하고 있는 것은 이스타나의 성능과 마케팅 전략.

쌍용은 동급차종 가운데 가장 많은 배기량(2천9백cc)과 출력(95마력) 및
넓은 실내공간을 강조하고 있다.

소형버스의 역할이 운송수단보다는 레저용으로 변하고 있다는데 마케팅의
포인트를 맞춘 것이다.

특히 실내에서 캠핑장비를 사용할 수 있게 전기장치를 설치, RV(레저용
자동차)의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비해 현대는 전통적인 소형버스의 용도를 고수하고 있다.

차를 크고 힘좋게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것이
상품개념으로 소비자들이 구입할 만한 합리적인 가격이냐는게 현대의 주장.

현대는 그레이스를 작은 배기량(2천4백76cc)에도 80마력의 출력을 내는
등 실속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한다.

기아는 베스타 후속모델인 프레지오를 오는 13일 시판한다.

기아는 제품의 포인트를 "승용차 개념의 소형버스"에 두고 있다.

운송수단과 레저 두가지 용도를 혼합했다는 것.

지난 81년 출시한 봉고가 도산위기의 기아를 구하는 기적을 일으켰듯이
프레지오는 "다용도 차량"이라는 흐름을 불러일으키는 제품이 될 것이라는
게 기아의 설명이다.

운송수단이냐 RV용도냐를 놓고 벌이는 소형버스시장의 점유율 싸움이
어떻게 판가름날지 주목된다.

<정태웅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