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상식 허와실] (20) 환율조작의 정치게임 .. 정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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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 무역적자가 누적되는 것은 일본의 엔화가 낮게 평가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엔고가 미국경제를 회생시킬 것이라는 강한 믿음은 1985년 플라자
합의때 미국으로 하여금 일본을 밀어붙여 중앙은행 정책개입을 통해 달러당
엔화가치를 260엔대에서 125엔대로 떨어뜨리게 했다.
일본상품의 가격은 미국 시장에서 당장 두배로 뛰어올랐고 일본경제는
휘청거렸다.
경쟁력있는 일본 기업들은 엔화가치급등 이전의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감량경영, 공장자동화, 부품 해외조달 등 피눈물나는 원가절감 노력을 했고
버티지 못한 기업은 도산했다.
그러나 미국이 예상했던 대일 수출신장이나 적자개선은 만족스러울 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 소비자가 미국 상품을 사지않는 것을 폐쇄된 유통구조와 비관세
장벽때문이라고 미국정부는 불평했지만 사실은 미국 기업들이 일본인들이
좋아할 상품을 일본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개발하거나 마케팅을 하지
못했다.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미국 소비자들과 같은 환경에서 살고있지는 않지만
싸면 많이 팔수있다고 생각한 것은 잘못이었다.
냉장고는 너무 컸고 세탁기는 전기소모가 심했다.
어떤 고급자동차는 핸들이 왼쪽에 그대로 붙어있는채 일본으로 수출되었다.
오히려 득을 본쪽은 미국의 금융회사들이나 부동산 개발회사들이었다.
반값으로 떨어진 미국의 채권은 일본의 투자기관들에는 헐값이었고
일본회사들은 엔고를 이용해 미국의 빌딩을 샀으며 회사를 매수하고 공장을
설립했다.
미국의 수출장벽을 피하기위해 우회수출이 가능한 동남아시아에 대규모
조립생산기지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인위적으로 환율을 떨어뜨린 플라자 합의는 결국 미국의 패배로 끝났다.
1987년 "암흑의 월요일"은 주가폭락으로 시작된 거품해소과정이 가져오는
진통이라는 교훈을 주었다.
그러나 미.일간 무역불균형의 근본원인이 근로자의 생산성과 기업의
경쟁력 격차에 있다는 명백한 사실을 알지 못한채 환율조작의 정치경제
게임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정진호 <한국경제연 선임연구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4일자).
때문이다.
한편 엔고가 미국경제를 회생시킬 것이라는 강한 믿음은 1985년 플라자
합의때 미국으로 하여금 일본을 밀어붙여 중앙은행 정책개입을 통해 달러당
엔화가치를 260엔대에서 125엔대로 떨어뜨리게 했다.
일본상품의 가격은 미국 시장에서 당장 두배로 뛰어올랐고 일본경제는
휘청거렸다.
경쟁력있는 일본 기업들은 엔화가치급등 이전의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감량경영, 공장자동화, 부품 해외조달 등 피눈물나는 원가절감 노력을 했고
버티지 못한 기업은 도산했다.
그러나 미국이 예상했던 대일 수출신장이나 적자개선은 만족스러울 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 소비자가 미국 상품을 사지않는 것을 폐쇄된 유통구조와 비관세
장벽때문이라고 미국정부는 불평했지만 사실은 미국 기업들이 일본인들이
좋아할 상품을 일본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개발하거나 마케팅을 하지
못했다.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미국 소비자들과 같은 환경에서 살고있지는 않지만
싸면 많이 팔수있다고 생각한 것은 잘못이었다.
냉장고는 너무 컸고 세탁기는 전기소모가 심했다.
어떤 고급자동차는 핸들이 왼쪽에 그대로 붙어있는채 일본으로 수출되었다.
오히려 득을 본쪽은 미국의 금융회사들이나 부동산 개발회사들이었다.
반값으로 떨어진 미국의 채권은 일본의 투자기관들에는 헐값이었고
일본회사들은 엔고를 이용해 미국의 빌딩을 샀으며 회사를 매수하고 공장을
설립했다.
미국의 수출장벽을 피하기위해 우회수출이 가능한 동남아시아에 대규모
조립생산기지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인위적으로 환율을 떨어뜨린 플라자 합의는 결국 미국의 패배로 끝났다.
1987년 "암흑의 월요일"은 주가폭락으로 시작된 거품해소과정이 가져오는
진통이라는 교훈을 주었다.
그러나 미.일간 무역불균형의 근본원인이 근로자의 생산성과 기업의
경쟁력 격차에 있다는 명백한 사실을 알지 못한채 환율조작의 정치경제
게임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정진호 <한국경제연 선임연구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