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대우그룹회장은 공항도착후 "김회장이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밝힐
것"이라던 그룹측의 당초 설명과 달리 "모든 것은 검찰에서 밝힐 것"이라는
말만 남기고 공항을 빠져 나갔다.

김회장은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을 실명전환해준게 사실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검찰에서 밝힐 것이라고만 말했다.

귀국이 늦어진 이유가 뭐냐는 물음에도 구체적 설명없이 "중요한 계약이
있어서..."라고만 했다.

그룹측이 귀국지연 이유로 설명했던 폴란드 FSO사 인수건도 취재진이 잘
돼가느냐고 묻자 그제서야 "며칠후에 성사될 것"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야당에도 정치자금을 주었느냐는 질문이 나왔을때 상당히 화가난 표정으로
뭔가 얘기를 할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으나 이내 입을 다물고 대기하고 있던
아카디아승용차에 올랐다.

한편 이에앞서 낮 12시 30분 도쿄발 일본항공 951편으로 도착한 신격호
롯데그룹회장은 간단하나마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하나하나 답변을 해
대조적이었다.

신회장은 6공에 정치자금을 얼마나 주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주긴 주었으나 얼마되지는 안는다"며 비자금제공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1백원정도로 보면되느냐는 물음에 "그렇게 되지 안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야당인사에게는 정치자금을 제공한 적이 없으며 제2롯데월드
건설과 관련해서도 정치권에 성금을 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출두가 늦어져 이런저런 소문이 나돌았던 것을 의식한듯
귀국이 늦어진 것은 몸이 불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심상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