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 사건과 관련,주요 그룹 총수들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 가운데 국세청이 상당수의
대기업 그룹 주력회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겠다고 통보,파장이
일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11일 "삼성물산에 대해 정기 법인세무조사를 다음주중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최근 삼성물산에 이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세무조사 통보는 조사착수 1주일 전에 이뤄지는 것이 관례여서
삼성물산은 별다른 사정이 없는한 오는 16일께부터 정기 세무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도 지난 7일부터 60일간 예정으로 정기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함께 이번 정기 세무조사에는 그룹 총수가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은 기업중 대한항공을 위시해 최소한 5개사 이상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이번 조사가 자칫 세무조사대상에 노씨 비자금관련
기업들에 대한 본격적인 세무조사로 확대되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에대해 국세청은 "최근 비자금 파문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정기
법인세 세무조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곽진업서울지방국세청조사국장은 "이번 세무조사가 정기 조사에
불과히자만 해당기업은 물론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대상기업체의
명단,조사시기및 범위는 밝힐 수 없다"며 비자금과의 연계사전을
불식시키려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도 "우리회사는 지난 84년 9월 82년분 법인세 정기
세무조사를 받은 이래 지난 10년간 포상등의 이유로 법인세 정기세무조사를
유예받아 왔다"고 전제하고 "연초에 법인세 정기 세무조사 대상업체로
선정된 만큼 이번 세무조사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자금 파문으로 경제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이같은
세무조사가 착수될 경우 업계에는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 박기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