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10일 우리 중협회회원 30명은 북아프리카에 있는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에서 아랍여인의 배꼽춤을 구경가기로 했다.

우리가 식당에 도착하자 4명의 아랍인 악사가 특유의 작은북과 현악기로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다.

맥주가 한병씩 나온뒤 한참 기다렸으나 무희는 등장하지 않았다.

이때 갑자기 우리모임의 총무인 정무신 제임스케미칼사장이 무대앞으로
나갔다.

정사장은 넥타이를 풀어헤치며 아랍음악의 장단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
했다.

우리는 이미 스페인에서 정사장이 플라밍고무용단과 무대에서 춤을 추는
걸 봐온터라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그러나 아랍장단에 맞춰서까지 춤을 출수있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

정말 그의 춤은 아랍무용가로서도 손색이 없었다.

정사장의 춤에 모두 박수를 보내고 난 뒤에야 배꼽춤 무희가 앞으로
나왔다.

맨발에 허리를 드러낸 모습으로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췄으나 우리는
한결같이 시시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왜냐하면 무희의 춤보다는 정사장의 춤이 훨씬 나았기 때문이다.

우리 중협회는 두달에 한번씩 동대문 평안식당에서 만나는데 이때마다
정사장은 우리를 흥분의 분위기로 몰아넣는다.

따라서 중협회는 모이기만 하면 파안이 된다.

중협회는 플라스틱및 합성수지업체를 경영하는 중소기업인들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는 독일에서 열린 플라스틱박람회에 참여하면서 모임을 만들었다.

앞으로 중소기업계를 이끄는 기업인을 많이 배출하자는 뜻에서 중협회라고
이름지었다.

회장은 이국노 플라스틱조합이사장이 맡고 있다.

우리는 장차 그가 중소기업계에서 중심인물이 될 것으로 믿는다.

부회장은 최연장자이자 인품을 갖춘 박종엽 서울강화수지회장, 큰 뜻을
품은 석용찬 화남화학사장, 총무였던 정무신사장이 맡았다.

신용웅 원림회장, 송석환 동진기업회장, 이한상 삼진화학사장, 오원석
동성화학회장등 거물급 기업인도 있다.

황정섭 동우케미칼사장과 임동욱 일신화학부회장은 믿음이 강한 기업인
으로 존경을 받는다.

김진명사장 강성만사장 정용찬사장 김진우전무 권태문사장 맹충조회장
김연호이사등은 도약하는 기업인들이다.

대기업엘리트와 언론계및 젊은 기업인도 있다.

김민균사장 옹상곤부장 최현숙기자 정동권과장 함응환차장 정상진소장
등은 기대되는 인물들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