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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4일자) 내년 노사관계의 불안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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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자금파문에 가려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긴 했지만 그냥 지나쳐버릴 수
    없는 중요한 이슈가 있다.

    바로 노사문제이다.

    코앞의 걱정거리도 많은데 벌써부터 내년 봄의 노사관계를 걱정하느냐고
    할수도 있겠지만 요즘 돌아가는 형국으로 보아 미리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큰 홍역을 치르게 될 조짐이 농후한 게 사실이다.

    경총이 지난 2일 30대그룹 노사담당 임원들과"긴급 노사관계 대책회의"를
    가진 것이나, 오는 7일 진임 노동부장관과 경제5단체장들이 만나 이 문제를
    논의키로 한 것은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해주는 움직임들이라고 할 수 있다.

    경영계와 정부가 이처럼 내년도 노사관계를 "긴급사항"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은 비자금 사건이 오는 11일로 예정된 전국 민주노조총연맹(민노총)의
    출범에 따른 노동계의 분열양상및 내년 4월의 총선등과 맞물려 노사관계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비자금파문의 돌출은 사용자측의 운신을 어렵게 만들 큰
    장애물이 될 게 분명하다.

    천문학적인 비자금규모는 노동계 뿐만아니라 우리사회 전체를 허탈감에
    빠뜨리고 있다.

    특히 생산현장의 분위기와 근로의욕이 크게 위축되고 있음은 예삿일이
    아니다.

    그 허탈감이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로 연결된다 해도 회사측으로서는 할말이
    없게 된 것이 작금의 상황이다.

    내년도 노사협상을 어둡게 하는 또하나의 악재는 민노총의 출범이다.

    이는 노사협상의 파트너가 둘로 갈라진다는 점에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문제라고 할수 있다.

    경영계는 법외단체인 민노총을 협상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오래전부터
    천명해 오고 있지만 막상 사업장의 협상 테이블에서 이들을 배제하기란
    현실적으로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다 민노총에 대한 정부의 모호한 입장도 경영계를 부담스럽게 하는
    대목이다.

    현행 노동조합법이 복수노조를 금지하고 있는 이상 정부도 보다 분명하게
    입장정리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내년 4월의 총선도 노사협상 타결을 지연시키는 큰 요인이 될 것
    같다.

    보통 3월말까지 단위사업장 노사가 협상안을 내놓고 4월말까지는 임금
    협상을 타결하는 것으로 일정이 잡히게 마련이지만 내년에는 총선이 그
    사이에 끼여 있어 협상의 조기타결을 어렵게 할 공산이 크다.

    그 밖에도 내년에는 호황에 따른 임금인상 기대치가 높고 소비패턴의
    고급화등 사회적 변수도 임금협상에 큰 장애가 될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어두운 전망은 노.사.정의 노력 여하에 따라 극복되지
    못할 것도 없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올해 노사협상이 노.경총간 중앙단위 임금합의 없이도 당초 예상과는
    달리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은 것은 새시대의 "참여적 협조적 노사관계"
    정립을 위한 노.사.정 각 주체들의 결집된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사업장을 단순한 "일터"가 아니라 노사가 서로 협력해 함께 성취하는
    "삶의 터"로 가꾸겠다는 각오만 있다면 넘지 못할 장애물이 어디 있겠는가.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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