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회장은 지난해 11월 법정에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원전설비공사와 관련해 안병화전한전사장에게 "뇌물"을 준 혐으로 불기속
기소돼 재판받을 때의 일로 최후진술도중 엉엉 소리내어 울었던 것.

당시 "우선 법정에까지 서게된데 대해 대단히 크게 뉘우치고 있다"고
말문을 연 김회장은 "학교졸업후 지금까지 단하루도 쉬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는 본인과 가족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워낙 가난했기에 잘
살아보자고 열심히 일했던 것입니다"라는 대목에서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그간의 인생역정에 대한 회한(?)이 솟구쳐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듯 했다.

김회장은 방청객들의 눈길도 의식하지하은채 엉엉 소리내어 울기까지 했다.

그래서그런지 항간에는 경제성장에 기여한 그의 "공"도 충분히 감안해
줘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그는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한국전력과의 관계에 있어 조금도
수주관계나 실행과정에서 법을 어기거나 금품을 수수한 것은 없었다"고
강력히 말했었다.

원전비리사건에 대한 수사가 한창일때 그랬던 것처럼 그는 지금도 사업을
위해 해외에 나가 있다.

법정에서 말했듯이 경제발전을 위해 쉴틈이 없이 뛰고 있다는 얘기다.

폴란등에 머물고 있는 김우중회장은 과연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의 고뇌는 ''한국적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던 이땅의 상당수 기업인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딜레마인지도 모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