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전대통령의 스위스은행 비밀계좌를 찾기위한 검찰과 외무부의
합동작전이 개시됐다.

6공비자금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중수부(안강민검사장)는 3일 노전대통령의
재산해외도피 여부를 캐기위해 외무부를 통해 노전대통령의 비자금이
스위스은행에 예치돼있는 지를 확인해주도록 스위스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대검은 또 이 사건을 중수2과(문영호부장검사)와는 별도의 수사팀인
중수3과(박상길부장검사)에 배당,전담수사토록 했다.

이에따라 노전대통령 일가의 해외재산 은닉혐의는 지난 93년 1월
노전대통령의 딸 소영씨부부가 20만달러를 미국으로 밀반입한 사건이
터진지 2년9개월여만에 본격적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

안중수부장은 "노전대통령이 비자금계좌가 있다는 제보를 바탕으로 스위스
의 몇몇 은행을 지정해 확인작업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소영씨 20만달러 밀반출사건 당시 미국검찰의 조사결과, 이
돈이 스위스은행에서 인출된 것으로 확인된 점을 중시, 미국검찰로부터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정밀검토작업에 착수했다.

이와관련, 외무부는 자체입수한 스위스의 "국제형사사건 사법공조에 관한
연방법"자료를 이날 오후 검찰에 전달,스위스사법당국에 대한 협조요청절차
를 분석하는등 검찰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외무부는 한국과 스위스간에 현재 사법공조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이나
앞으로 "상호주의"적용을 약속할 경우 스위스측의 협조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외무부는 이 경우 검찰이 확보한 물적증거와 함께 수사협조요청서를 외교
경로를 통해 "스위스연방 법무경찰부"산하 "연방경찰청"에 송부하면 스위스
경찰청은 <>증거의 진실성 <>자금의 합법성 여부 등을 검토, 해당 자금이
뇌물성이나 마약자금으로 판명될 경우 계좌인출동결 또는 환급조치를 취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무부관계자는 "마르코스 전필리핀대통령의 경우만해도 예치자금
반환결정에 꼬박 10년이 걸리는등 절차가 까다롭고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
다"고 밝혀 노전대통령의 해외재산은닉 수사는 장기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 김정욱.한은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