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국가경쟁력강화민간위원회는 섬유산업경쟁력강화특위(위원장
장치혁) 주관으로 2일 한국 섬유산업의 경쟁력 실태를 재평가하고 21세기
첨단산업으로의 재도약을 모색하기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국 섬유산업의 경쟁력 재구축 전략"을 주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미국의 전문연구기관 DRI맥그로힐이 제안한 한국 섬유산업의 경쟁전략과
일본 도레이사의 세계화 전략이 소개됐다.

이 심포지엄에서는 또 공석붕 패션협회장, 김해곤 충남방적부사장, 박신웅
섬유공학회장, 서사현 통산부생활공업국장, 유득환 섬산련부회장, 이강세
갑을사장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주제발표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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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환기 한국섬유산업 경쟁전략 ]]]

스티브 김 < 미국 DRI 경영컨설턴트 >

한국 섬유산업은 중요한 전환기에 서있다.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경쟁력 우위를 위협하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과
맞서야 한다.

UR(우루과이라운드)타결과 MFA(다자간섬유협종)의 종결등 각종 무역제도의
변화에도 민간하게 반응해야 한다.

한국 섬유산업은 그동안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합성섬유 생산능력은 세계 최대에 속하며 계속 성장중에 있다.

합섬직물부문은 세계 최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수출도 여전히
매년 수십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입지가 흔들릴 수 있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수출성장세는 느려지기 시작했고 시장점유율도 낮아지고 있다.

근로자들은 섬유산업을 떠나고 투자는 신속히 집행되지 않는다.

업스트림(Up-Stram)에는 비교적 재정이 양호한 소수의 대형기업들이 운영
되고 있는 반면, 다운스트림(Down-Stream)에는 재정면에서 취약한 많은
중소기업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 중소기업들의 상당수가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해마다 문을 닫고
종사자들의 수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섬유산업의 구조도 크게 바뀌었다.

80년대 한국 섬유산업의 구조는 의류생산에서 직물생산 중심으로 변했다.

직물생산이 섬유생산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년 24%에서 90년 29%로
증가한 반면 의류부문은 24%에서 18%로 하락했다.

이밖에 염색 및 가공, 패션, 섬유기계 부문등 각 부문에서 경쟁력은 저하
되고 있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고 세계선두를 차지하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한다.

"속도"와 "융통성(Flexibility)"부문에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한다.

속도와 융통성은 앞으로 섬유산업에서 경쟁력을 측정하는 주요 척도가
될 것이다.

그동안 한국 섬유산업은 지나치게 생산에만 집중해 왔다.

이제 중요한 것은 공급업체가 시장의 변화에 얼마나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냐는 점이다.

섬유회사들은 생산공정에 대한 재구성을 단행해 "시간"을 작업공정의
핵심사항으로 삼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미래의 시장수요패턴을 더 적극적으로 모니터해야 한다.

유행주기가 매우 짧아질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생산업체의 리드타임도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QR(즉시반응생산)시스템의 즉각적인 실행이 필요하다.

오늘날 QR는 회사가 외국투자결정을 내리는데 바탕이 되는 이론적 근거가
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외주지역을 경정하는데 있어 비용보다 대응속도를 기초로
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신속대응을 목적으로 재배치나 직접
투자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추구해야할 전략은 21세기 섬유시장에의 선착전략이다.

미래시장의 특성을 파악해 그 시장을 미리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의 소비자는 제품선택에 있어 기능보다는 심미성을 선호할 것이다.

심미적 특성이 갖는 제품생산을 목표로 해야한다는 얘기다.

시장만족도도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모든 공정에서 시장의 요구를 한껏 충족시켜 주는 것이 최대의 이슈로
등장할 것이다.

시장의 요구를 무시한 제품은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시장의 촛점은 "니치마켓(틈새시장)"에 두어야 한다.

대종품에서의 우위를 유지해 가는 동시에 중간 및 최종사용재의 특화
제품으로 활동범위를 넓혀 나가야만 한다.

의류산업을 선진국형 모델로 성공적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청사진도 필요
하다.

이밖에 화섬부문을 한층 강화하고 의류부문에서 비의류부문으로 섬유사업
비중을 전환하는 방법도 추천될 수 있다.

비용외적 부문에서 경쟁국들과 뚜렷이 차별화시키는 정책을 바탕으로
경쟁을 시작해야 한다.

가치초점을 "차별화"에 두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은 다운스트림부문에서는 노동집약적 저가품에 대한 우세를 잃어가는
한편, 업스트림의 자본집약적 부문에서도 기존의 이점을 오래 지속할 수
없는 형편이다.

즉 비용외적인 필요요건들이 더 중요한 시장에서 겨루려면 한국은 주요
경쟁 수단으로서 <>품질 <>서비스 <>시간 <>융통성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견인력(Market-pull)로의 개혁에 비즈니스프로세스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핵심비지니스프로세스에 힘을 모아야 한다.

시장에서 고객을 최대로 만족시킬 수 있는 핵심비즈니스프로세스를 찾아내
회사의 모든 자원과 관리노력을 핵심과정의 특화에 집중해야 한다.

비핵심부문의 경우는 전문화수단으로서 외주(아웃소싱)을 심각하게 고려할
수도 있다.

한국의 섬유산업은 장기 지속적인 경쟁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장기적인
기술개발계획에 있어서 <>화섬 특화제품 <>염색가공 <>디자인의 3가지
핵심고부가가치기술분야에 최고 우위를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비지니스프로세스의 개혁, 기술혁신촉진 및 인력개발등을
전담하는 협조단체가 필요하다.

가칭 한국섬유조합(KORTEX)을 창설 각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토록
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또 회사간의 상호협력체제를 구성해야 한다.

특히 공급부문에서 통합체가 있어야 한다.

현재 한국섬유산업에서는 공동협조하는 파트너쉽이 없이 단지 공급자와
구매자만이 있을 뿐이다.

이밖에 기술개발을 위한 기술지도그룹, R&D프로젝트 및 조직을 결속시키는
섬유기술연구개발센터, 화섬의 특화제품과 염색가공 및 디자인을 개발하는
전담연구소, 인력자원개발 전담기구등의 설립도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적인 뒷받침 속에 한국 섬유산업은 공동체의 전체적인 역량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