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국력의 총화".

60년대 박정희전대통령이 수출드라이브를 세차게 몰아붙이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했던 말이다.

사실 수출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외화 가득" 그 이상이다.

생산 고용 소득 등 경제 전반에 걸쳐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치는게 바로
수출부문이다.

수출이 늘게 되면 우선 생산을 자극한다.

생산이 활발해지면 신규 취업이 유발된다.

늘어나는 고용은 곧 소득 증대를 창출한다.

소득 증대는 다시 생산을 자극해 취업과 소득을 늘리는 연속적 상승효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수출은 경제 전반의 연속적인 성장을 가능케하는 물꼬 역할을
한다.

"수출의 국민경제적 효과"에 대한 거시경제적 분석을 살펴보면 이같은
효과는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

한국은행이 작성하는 산업연관표상의 투입.산출구조를 통해 이를 분석할
수 있다.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70년부터 92년까지 수출이 한국경제에 미친 효과는
<>생산 <>취업 <>소득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 등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수출의 생산유발 효과를 보면 87년의 총산출 3,072억600만달러중
수출에 의한 생산유발액은 29.1%인 893억6,100만달러에 달했다.

이같은 생산유발 기여율은 87년을 최고점으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지만
올들어서도 20%선을 넘을 정도로 절대적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또 수출 1단위가 유발하는 생산액, 곧 생산유발도는 줄곧 1.9선을 넘고
있다.

100원어치 수출하면 국내 생산은 190원이상 늘게 된다는 얘기다.

수출의 취업유발 효과를 보면 88년중 311만명이 수출에 의해 신규 고용
됐다.

이는 전체 취업자수의 18.4%에 달하는 수준.

이후 기여율이 조금씩 낮아지고는 있지만 80년대 이후에도 매년 수출에
힘입어 200만~300만명의 일자리가 유발되고 있다.

소득유발 효과는 83년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92년중엔 527억2,100만달러의 소득을 창출했다.

수출 총액에 대한 소득유발액의 비율, 곧 소득유발도는 68.7%에 달했다.

수출이 전체적인 경제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83년에 실질성장률
11.9% 가운데 수출에 의한 성장이 4.1%로 34.5%의 기여율을 나타냈다.

87년에는 전체 성장률 13%중 수출에 의한 성장이 6.2%를 차지했다.

기여율이 47.7%였다.

이처럼 수출이 한국 경제 전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임에도 최근들어
그 의미를 평가 절하하려는 시각이 없지 않다.

86년 처음으로 국제수지 흑자를 달성한 이후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등 내수
부문에 의해 국민경제가 주도되면서 이런 시각이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시장의 개방이 확대되고 상품의 경쟁력 약화로 수출의 메리트가 줄고
있는데다 경제구조의 선진화 경향으로 민간소비등 내수에 의한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 수출에 대한 중요성을 의도적으로 간과하려는
움직임도 없지 않다.

그러나 수출의 성장에 대한 기여나 경기회복 주도력을 보면 수출이 경기
회복 뿐만 아니라 국내산업 조정의 관건임을 알수 있다.

91년의 경우 경제성장률 4.7%중 수출에 의한 성장률이 4.6%를 차지,
직.간접효과를 동시에 고려한 수출의 성장기여율은 무려 97.9%에 달했다.

또 수출은 총취업에 대해 38.5%, 총산출에 대해 51.8%를 기여하고 있어
수출증대가 소득.고용.생산유발의 원동력이 되고 있음을 쉽게 가늠케 한다.

수출의 중요성은 경기순환때 더욱 두드러지게 확인된다.

민간소비나 고정투자는 경기확장기건 수축기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반면 수출증가율은 경기확장기에 매우 높고 수축기에는 급격히 떨어진다.

국내 경제의 해외의존도가 매우 높은데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다.

따라서 소비나 투자의 변동보다는 수출의 호조나 부진이 경기변동을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다.

요컨대 한국 경제는 수출증대를 통해 소득유발을 가져오고 소비와 투자를
촉진시킴으로써 경제회복은 물론 자립성장 기반을 확충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수출이 국력의 총화"라는 말이 결코 공연한 과장은 아님을 알수있다.

< 이학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