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간 K사의 H기자는 "마포라인"을 뛰는 경찰기자다.

입사3년째인 그는 새벽5시30분까지는 서대문경찰서에 도착해야한다.

주요부서를 들러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체크하기위해서다.

별다른 사건이 없으면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가서 특이한 환자명단을
파악한다.

자상을 입은 환자나 독극물중독자,유명인과 관련된 환자등 "기사거리"가
될만한 환자를 찾아보고 경찰이 고의로 숨기거나 빠뜨린 사건이 없는가도
알아본다.

새벽취재활동이 끝나는 시간은 대개 8시에서 8시30분.

아침식사를 대충 때우고 기사를 써서 송고한다.

낮에는 주로 구청이나 대학, 재야단체 등을 둘러본다.

지자제실시등으로 요즈음 부쩍 기사가 많아진 구청은 각별히 둘러봐야하는
곳이다.

다시 마포 경찰서로 돌아오는 시간은 오후 5시께.

동료기자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지방판 기사를 마감한뒤 6시30분쯤 회사로
들어간다.

회사에서는 새로 나온 신문을 훑어보고 경찰기자들끼리 모여 회의를 한다.

그리고 8시쯤 배달되는 타지를 체크해 혹시 "물"먹은 기사가 없는지
살핀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기자생활은 이처럼 일반직장에 비해 훨씬
타이트하다.

자기시간은 거의 없다고 보면된다.

뒤집어 말하면 기자라는 직업은 스스로가 좋아서 해야지 그렇지않으면
견디기 어렵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