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에 자리잡고 있는 제록스사는 9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복사기 전문 제조업체이다.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중에서 66위이며 연 18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 유수의 다국적 기업이다.

제록스는 독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지난 76년까지 세계 복사기 시장을
주름잡다시피 했다.

그러나 독점에 따른 경영혁신과 기술개발을 등한시하는 사이에 강력한
경쟁업체가 등장했다.

코닥 캐논 리코 미놀타 IBM등이 성능면에서 뛰어난 제품을 속속
시판하면서 시장점유율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회사측은 이때부터 노동비용 절감을 위해 대폭적인 인원감축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선 복사기에 사용되는 와이어장치의 조립부속품을 멕시코 현지공장에서
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대량 정리해고는 불가피했다.

회사측은 현지구매로 320만달러의 비용절약 효과를 내세우며 해고
강행방침을 계속 시사했다.

제록스의 노조는 실력행사보다는 노사협력 과정을 통해 해결하자며
회사측을 설득, 결국 노사공동의 연구팀을 조직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6개월동안 연구에 몰두, 320만달러어치의 비용절감 방안을
모색해 나갔다.

현장의 경비절감 제안이 연구팀에 쏟아지면서 마침내 370만달러
절감방안을 마련했다.

절감방안은 부서재편성을 비롯 종업원의 업무영역 확대, 장비개선,
간접비용제거등 생산과 관련된 제반 과정을 망라했다.

개선된 제도를 시행한 결과 1년뒤인 83년엔 실제 370만달러의 비용이
절감됐다.

제록스는 경영위기를 조직감축이라는 외과수술보다 노사협력으로 극복한
사례가 되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