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은행이나 종합금융으로 간판을 바꿔 달것이냐,아니면 지역밀착형
금고로 뿌리를 내릴 것이냐"

서민금융기관으로 분류돼온 상호신용금고업계가 최근 21세기 비전의
밑그림그리기에 고심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신용금고들은 섣불리 지역은행이나 종합금융으로 전환,
경쟁에서 밀리기보다는 차라리 틈새시장을 공략할수 있는 지역금고로 성장
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동부그룹 계열의 동부금고를 비롯해 그룹계열 금고나 대형금고들은
21세기를 맞는 포부가 다르다.

지역은행등으로 업무를 다각화해도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는 것이다.

이들 대형금고는 우리의 상호신용금고와 비슷한 일본의 상호은행들이 일반
은행으로 전환, 중소규모의 지역은행으로 성공한 사례를 눈여겨 보고 있다.

일본의 상호은행들은 지난80년대 금융기관간 경쟁이 격화되자 기존 상호
은행의 틀로는 경쟁에서 이길수 없다고 판단, 89년부터 90년까지 모두 일반
은행으로 전환했다.

이와같은 일본의 사례를 가장 적극적으로 이용하고있는 곳은 동부금고.

동부금고는 21세기 금융.보험그룹을 선도하는 지역은행으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동부금고2000년미래상"을 최근 제시했다.

지점망을 대폭 늘려 현재3천억원 가량의 여수신을 1조5천억원대로 5배이상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이다.

여수신계수가 2천억원을 넘는 10여개 다른 대형금고들도 동부금고와 비슷한
21세기 비전을 세우고 있다.

반면 "그린2000"을 제시한 신한금고(서울동대문)나 "전일21세기비전"을
선포한 전북의 전일금고등 서울및 지방의 중소금고들은 다른 전략을 갖고
있다.

지역주민들에게 밀착서비스등을 실시, 은행이나 기타금융기관들의 틈새를
집중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업무의 완전전산화 <>자산부채종합관리(ALM)시스템도입
<>자산의 건전화를 통한 수익성제고 <>우수인력확보및 지속적인 인재양성
<>무인점포망확충 <>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등이 세부전략.

상호신용금고업계가 이같은 21세기비전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실현, "부실
금고"란 오명을 씻고 신뢰받는 금융기관으로 거듭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