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다.

불교종립학교인 동국대에 근무하는 교직원들이지만 막상 신행 단체 하나
올바로 운영하지 못한채 수십년을 지내온 것이 그것이다.

그러다가 불교적 인격도야를 건하이념으로 하는 동국대에서 이럴수는
없다는 자각아래 우선 동호인 모임처럼이라도 시작하자는 취지에서 90년
가을 당시 본교 역경원 편집부장으로 있던 박경훈선생과 WBF(세계 불교도
우의회)한국본부회장으로 있던 박동기박사(현,보현회 회장)가 주축이 되어
100여명이 넘는 동국대 교직원 불자회(보현회)를 창립하게 된 것이다.

만시지<>은 있었으나 많은 불자들이 적극 동참 호응 하였다.

문수보살이 지혜를 상징함에 비하여, 보현보살은 중생교화를 중심으로
신행을 실천함을 주력으로 하는 보살이다.

보현회는 지혜와 자비의 원력도 중시하지만 무엇보다 바라밀의 실천운동에
솔선하기로 서원한 모임으로 출발한 불자들의 동호인회가 되었다.

바라밀 실천운동의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본교 정각도량에서의 월간 정기
법회를 개최하고, 그밖에 월례 국보사찰 순례, 교내 환경개선 활동, 교화원,
양로원등 불우 이웃돕기를 매주 토요일(보현의 날로 정함) 서울 근교(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등산)산해오가 사찰참배 그리고 산행시 자연보호 캠페인 활동
등 움직이는 불자들의 신행활동을 지속해왔다.

금년에도 설악산 백담산 봉정암 참배 공주 마곡사 청양 장곡사 참배
그리고 공주 성곡사 무녕왕릉 부여고란사 정림사직석탑등의 참배를 이미
실시한바 있다.

한때 박경훈 초대회장은 자신의 소장품을 헐갑에 정리하여 거금 1백만원
정도를 세간에 떠들썩 했던 "소쩍새 마을"에 기증한 적도 있었는데 그만 그
뒷맛이 개운치 못하게 된 에피소드도 있다.

현재 보현회는 누구보다도 박동기 회장의 원력으로 교내 어느 불자들의
모임보다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더구나 박회장은 89년 달라이 라마를 친견한바 있고 오계파지(오계파지)
운동본부에서 국제본부처장직을 맡고있어 이분의 신심과 강력한 추진력에
힘입어 모든 간부, 회원들이 일심 협력하고 있다 하겠다.

어느 활동도 그러하겠지만 특히 재가불자의 경우 자기 혼자만의 신심이나
원력으로 신앙생활을 하는것도 뜻이 있겠지만, 이렇게 많은 회원들이 자리를
같이 하고 법문을 듣고 사찰순례를 하며(이미 28회 실시)등산길에 우연히
찾은 사찰에 참배도 하고 전국 방방곡곡의 불교 문화유적을 답사할수 있는
기회를 증푹 시킨다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며 회원 한 개인의 능력으로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동국대 보현회는 다른 어느 대학, 혹은 동국대 안에서도
굴지의 신행단체로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불교를 통한 심성개발과
자아의 완성 그리고 상호 친목등 매우 유익한 종교단체로 발전할수 있다고
자부하고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