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제실시를 계기로 폭발하고있는 지역개발 수요와 더욱 커진 주민의
희망과 욕구를 해결하기위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지난 7월1일 취임한 민선단체장들이 안고있는 난제중의 하나다.

선거때 내걸었던 공약을 이행하고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재원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임명단체장들은 적어도 돈문제로는 골치를 앓지않았다.

단체장에대한 인사권을 행사한 중앙정부가 해결해줬기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민의에의해 선출된 단체장들은 스스로 살아야한다.

중앙에 매여있던 인사권에서 벗어났으니 호구지책은 스스로 마련해야하는
책임이 뒤따르기때문이다.

또 경제적 홀로서기에 실패할경우 지자제는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고
그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자제의 성공여부를 쥐고있는 경제적 자립이 결코 쉬운것만은
아니다.

이는 지방정부의 낮은 재정자립도를 보면 확연히 알수있다.

올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일반회계예산중 자체수입이 차지하는
비율)는 평균 63.5%에 불과하다.

그나마 서울(98.0%)인천(92.8%)대구(90.5%)부산(84.8%)대전(83.0%)등
일부광역시를 제외하곤 80%를 밑돌고있다.

도평균은 47.2%이고 전남(23.4%)강원(34.0%)충남(43.0%)등은 스스로
어떤일도 할수없는 정도다.

군지역은 더욱 취약해 평균 자립도가 23.8%에 지나지않는다.

전남과 전북의 군지역 자립도는 각각 13.6%와 14.9%에 머물고있다.

자립도가 10%이하인 지자체가 6개나 되며 10~30%가 97개, 30~50%가 69개,
50~70%가 42개이다.

지방세 수입으로 인건비마저 해결할수없는 지자체가 전체 241개중 135개로
56%에 달한다.

중앙정부에서 지원하는 교부세나 양여금및 보조금등 이전재원을 포함
하더라도 크게 나아질게없다.

평균 자립도는 82.6%로 올라가고 전남.북을 제외하곤 모두 70%를
넘어서지만 경제적 홀로서기를 주장하기엔 역부족이다.

이같은 지자체의 낮은 재정자립도는 중앙의존적인 재원조달 구조에 따른
것이다.

현재 지방정부의 재정수입은 지방세및 세외수입을 합한 자체재원과 교부금
양여금 보조금등 이전재원으로 구성된다.

이중 지방정부 세입의 주종을 이루는 지방세 수입은 국세위주의 세원
구조로 인해 그다지 크지않은 실정이다.

지방세는 지난해의 경우 13조2,600여억원.반면 국세징수액은 47조
2,600억원이었다.

세수입은 수수료등 공공요금이 원가에도 못미치고 1,000종의 공공서비스도
수수료를 받지못해 미미한 실정이다.

중앙정부에서 내려주는 이전재원도 넉넉하지않다.

이전재원은 현재 <>내국세의13.27%인 교부금(올해 5조3,941억원)<>토지초과
이득세의 5%,주세의 80%, 전화세의 100%, 농특세의 12.7%가 지원되는 양여금
(올해 1조8,700억원)<>일반회계에서 나오는 보조금(올해 3조8,500억원)등이
있을 뿐이다.

그동안 자체세원발굴과 탄력세율적용, 지방교부금 배분방식의 개선, 국세
와 지방세를 동시에 걷어 배분하는 공동세제도입등의 확충방안이 제시됐으나
여의치않은 실정이다.

내무부는 대부분이 국세원으로 잡혀있는 상황에서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세원을 개발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하고있다.

또 탄력세율 적용등 다른 방법을 활용하는 것도 기대하기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방재정은 한정되어있고 상당히 취약한 상태에 있으며 국가와 지방간의
관계및 지방세 신장의 한계성등을 고려할때 지방재정의 부족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같지않다.

따라서 자치단체 스스로 수입을 올리든지 직접사업을 운영하여 개발이나
주민의 욕구를 충족시킬수밖에 없다.

발빠른 자치단체들은 벌써 자주재원을 확보하기위해 경영수익사업과
자치단체의 노력여하에따라 수입증대를 꾀할수있는 세외수입, 그리고 민간의
자본과 기술을 활용하는 민자유치, 제3섹터사업, 직접개발사업을 운영하는
공영개발사업등에 적극 나서고있다.

서울 관악구의 경우 컨벤션호텔과 주민숙원사업인 종합병원을 유치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있다.

관악구가 마련한 컨벤션호텔등 유치계획은 2만5,000여평의 녹지에 민자를
유치, 각종 학술세미나 국제회의등에 사용될수있는 특급호텔규모의 컨벤션
호텔과 주민을 위한 종합병원을 건립한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인천시 남동구는 앞으로 신축하는 동청사는 모두 5층이상의
복합건물로 건축, 임대사업을 펴는한편 남동공단유수지를 보트장으로 조성
하고 자체 주유소와 롤러스케이트장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자치단체들이 과거와같이 중앙에만 의존하지않고 부족한 재원을 자체적
으로 해결하기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있는 모습들이다.

또 비효율적인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고 조직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
하기위해 행정에 경영개념을 도입하는등 홀로서기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 정용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