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윤통상산업부장관은 28일 밤 한미자동차협상타결에 앞서 기자들과 만
나 이번 협상에서 자동차세를 내렸지만 외제차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대형차세금인하로 외제차수입이 어느정도 늘 것으로 보는가.

"미국차인 머큐리세이블처럼 값이 3천만원 정도 되는 대형차를 탈수있는
사람은 연간소득이 1억원정도 돼야 한다.

이들에게 연간 자동차세경감액 40만원정도는 별 문제가 안된다.

때문에 외제차수입이 더 늘지도 않고 그렇다고 중소형차수요자가 대형차로
옮겨가지도 않을 것으로 본다.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실리를 별로 취했다고 보기 어렵다는게 개인생각
이다.

이번 협상으로 외제차를 차별한다는 오해를 씻고 통상마찰의 소지를 상당히
줄였다는 점에서 오히려 우리가 실리를 얻었다고 말할수 있다"

-내국세인하로 조세주권의 포기라는 비난도 있다.

"자동차세를 내렸지만 누진구조의 기본틀만은 유지했다는 점을 평가해달라.

미키캔터 USTR대표가 2,500cc 초과차량의 자동차세를 cc당 2백50원으로
내려 단일세율로 할 것을 끝까지 고집했으나 이를 막아낸 것은 협상을 잘
했기 때문이라고 할수있다"

-대형차세를 너무 많이 양보하지 않았는가.

"자동차가 선진국처럼 생필품으로 받아들여질때 장기적으로 특별소비세도
지금같은 누진구조를 탈피해 단일세율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보유세도 점차 주행세위주로 변할 것이라는 점도 감안해달라"

-한미통상에 별문제가 없다고 했는데 이제와서 이처럼 마찰이 빚어진 것은
그간 너무 낙관했다는 반증아닌가.

"압력을 받는 우리측에서 먼저 통상문제가 있다고 떠벌려야 하나.

산업보호차원에서 개방을 천천히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먼저 나서서 화를
자초할 얘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협상과정에서 외무부와 신경전을 벌였다는데.

"국무위원으로서 그런 것은 얘기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제 미국의 개방압력은 누그러 질것인가.

"일단 이번 협상이 타결된 만큼 상당기간은 괜찮을 것이다.

그러나 선진국과 같은 수준으로 모든 제도가 바뀔때까지 압력은 계속될
소지가 있다"

< 고광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