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다고 하면 "아,그거"하면서 누구나가 맞장구를 칠수있는 가장
일반적이고 쉬운 활동중의 하나가 아닌가하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필자가 사진에 인연을 맺고 활동을 한지 어언 몇년이 지나건만
쉬워지기는 커녕 점점 더 어려워지는게 사진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가운데서도 한가지 사진기술을 새롭게 배우고 또한 직접 촬영해서
그 느낌을 맛보았을때의 만족감은 그동안 애태웠던 순간들을 위로하기에
충분했다.

필자가 사진을 처음 만난것은 선경에 입사하고나서 얼마지나지 않아서
우연한 기회에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작가 한분을 만나고 나서부터였다.

평소에도 가끔 공원이나 유원지에서 친구들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친구가 결혼할때면 결혼사진도 찍어주곤 해서 나 스스로는 어느정도 찍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사진 작가선생님께서 우연히 필자가 찍은 사진을
보시고는 잘 찍었는데 이 부분을 이렇게 하면 더 좋게 보이지 않겠느냐면서
사진의 일부분을 가리시는 것이었다.

그 순간 그 사진이 얼마나 멋지게 보이던지.. 트리밍(필름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가리고 나타내고 싶은 부분만을 나타내는것)을 통한 구도변경만으로
사진이 한층 더 돗보이는 그 신기함!그 놀라움!그날 구순간부터 필자는
사진에 매료되어 진정한 의미의 사진을 하기 시작했다.

즐거움을 같이 나누자는 취지에서 주위에서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동호회도 만들었는데 처음 10명으로 시작한 동호회가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40여명에 이르렀고 매년 2회내지 3회전시회도 가질만큼 왕성한 활동을
하고있다.

빛그림 동호회는 매월 1회 정기출사를 하는데 토요일오후에 경복궁에서
인물촬영을 하기도 하고 가끔은 저 멀리 전라남도 순천의 낙안읍성까지
2박3일행사도 서슴지 않는다.

년간 활동계획을 짤때 미리 테마별로 출사계획이 수립되는데 계절별
특색에 마추어 적절히 구성하게 된다.

지난 7월의 황금연휴인 7월15일~7월17일(2박3일)은 큰 마음먹고 전라도의
유명사진촬영지역을 섭렵하고 왔는데 연휴라 그런지 마치 추석의 귀향행렬을
방불케하는 줄줄이 이어지는 차량덕분에 오후2시에 을지로에서 출발하여
목적지인 여수 만성리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다음날 새벽6시였다.

장장 16시간의 대장정.

그러나 우리 빛그림 회원들은 용감했다.

그 피곤한 가운데서도 촬영지만 도착하면 모두들 눈이 반짝반짝해지고
몸놀림도 잽싸게 하나의 작품을 향해 셔터를 눌러댄다.

박상섭과장과 심규현대리는 칼라와 흑백의 동시촬영을 위해 사진기를
2개씩 매고 번갈아가며 촬영하는데도 전혀 피곤한 기색이 없고 여회원인
신귀순씨는 무거운 삼각대를 매고도 높은 산을 거침없이 오르고 묵직한
최신형 카메라로 날렵하하게 작품에 심취하며 김요섭대리와 김도현대리는
기발한 착상으로 의외의 작품을 만들어내서 가평회에 참석한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위에 열거한 회원외에도 많은 회원들이 열심히 동호회 활동에 참여하니
우리 빛그림 동호회는 우리회사에서도 가장 활동이 활발한 동호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친목도모는 물론이거니와 어느정도 사진기술이 쌓인 빛그림 동호회에서는
이제는 다른 직원들과 함께 우리가 그동안 닦은 사진술을 공유하자는 차원
에서 가끔 실시하는 사진술 강좌에 비회원도 함께 참석하게 하고, 또한
올해 5월에는 회사의 전격적인 지원을 받아서 회원과 비회원이 가족가
함께하는 사진촬영대회를 용인 민속촌에서 개최했는데, 1백30명이상이
참석하는 대성황을 이루었다.

비회원들의 작품중에는 회원들 수준을 능가하는 수작도 있어서 회원들로
하여금 분발하게하는데 충분했다.

서로의 업무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때로는 습관도 다르지만 사진이라는
취미하나로 모인 우리들!

슬픔과 기쁨, 외로움과 즐거움을 함께 하면서 다져가는 우리의 우정은
가깝게는 부서간 Communication 을 활성화하는데 크게 기여함은 물론
업무에 보탬이 되고, 멀리보면 어려운 인생항로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서로 격리하고 도와주다보면 결코 외롭거나 빈약하지 않은 삶을 이루게
되리라 생각된다.

앞으로도 회원들간에 정감이 오가는 발전하는 빛그림동호회가 되기위해
오늘도 힘차게 셧터를 누른다.

빛그림 동호회의 주요 멤버로는 이정헌과장(통신지원팀)박상섭과장(경영
기획실)심규현대리(전락팀)고흥곤대리(폴라로이드사업부)구재수대리(개발1팀)
김요섭대리(시스템기획팀)김도현대리(수산1팀)신귀순씨(지원실)등이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