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국제화 개발화의 무한경쟁시대에 살고 있다.

무한경쟁은 제로섬게임이다.

국가나 기업이나 어느 한쪽이 얻은 만큼 다른 쪽은 반드시 잃게 된다.

경쟁을 인생을 한 법칙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어느 상황에서나 경쟁은 있게 마련이다.

경쟁요인이 많은 사회일수록 활기차고 탄력성이 넘친다.

발전은 사회 구성원간의 경쟁에 의해 가속화될 수 있다.

하지만 남을 누륵 혼자만 남겠다는 경쟁관계는 자칫 자신의 고립과 한
사회의 파멸을 초래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마라톤경기에서 지나치게 승부에 집착하다 좋은 기록을 못내는 선수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경쟁자의 페이스에 말리는 것은 결국 승부욕 때문이다.

아베베 황영조같은 우수한 선수들이 하나같이 마라톤을 "자신과의 싸움"
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같은 이유가 있어서일게다.

최근 제네바의 국제경영개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국제경쟁력은 세계 24위로 전년과 같은 순위로 나타났다.

인적자원 부문이 크게 낮아졌고 경영능력, 국제화부문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한국의 성장률이 세계 최상위권에 속하는데 비춰보면 우리사회 어딘가에
분명히 경쟁력 저하요인이 숨어있을 게 분명하다.

대내외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시점이기 때문에 그 요인은 분명히 짚어
보아야 한다.

아마도 그것은 잘못된 경쟁의식 때문이 아닌가 싶다.

기업은 대외적으로 경쟁력배양과 대내적으로 선의의 경쟁은 생존과 발전의
필수요건이다.

그런데 가끔 기업내부의 적과 동지를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협력상대를 적으로 간주해 매도하는 사람,함께 나누어야할 공종의 판을
깨는 사람, 혼자만 독식, 독주하겠다는 과욕을 부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런 것은 결코 올바른 경쟁이 아니다.

"룰"을 어기는 사람이 이기는 경쟁은 참 경쟁이 아닌 것이다.

정부는 지금 일류국가를 지향해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중이다.

기반은 마련되고 있는 셈이다.

일류가 되느냐 삼류가 되느냐는 국민 각자에게 달려있다.

현재의 국가경쟁력을 직시하고 잘못된 사회가치체계를 교정하는데 각자가
노력해야할 시점이다.

개인주의, 집단이기주의를 버리고 화합과 단결의 상호관계를 조성해 그
바탕에서 경쟁하는 것이 미래지향적인 경쟁이다.

우리사회의 경쟁을 제로점 게임으로 만들어서는 한국의 경쟁력은 내년에도
나아질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