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기계업체들의 아시아시장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아시아지역에 현지공장을 세우고 여러업체들이 힘을 모아 공동판매회사를
설립하기도 한다.

스위스기계공업의 실체를 알리기 위한 홍보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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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와 시계 비밀은행.

스위스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들이다.

그러나 스위스를 얘기할때 하나쯤 꼭 덧붙여야 할게 있다.

"기계공업의 나라".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 나라를 제대로 알고 있다면 이 말로 스위스를 수식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시계와 비밀은행, 눈덮인 알프스에 가려 기계공업실체가 잘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스위스는 독일 일본 미국등 세계최정상의 기계공업국들과 어깨를
견주는 기계공업대국이다.

"스위스경제는 시계산업과 금융업 관광업이 전부인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스위스의 최대업종은 기계공업입니다"

6백30여개의 크고작은 기계공업회사들로 구성돼 있는 스위스기계공업협회
(VSM) 마틴 에르브집행이사는 기계공업이 스위스경제를 이끄는 견인차라고
말한다.

기계공업이 스위스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숫자로 확인된다.

지난해 9백58억3천여만 스위스프랑(미화약8백억달러)에 달한 스위스의
총수출중 기계산업 기업들이 수출한 금액은 4백6억1천여만 스위스프랑.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나 된다.

이중 기계공업의 강국인 미국과 독일로 수출되는 스위스기계제품이 1백
60억스위스프랑(약40%)에 달하는 것만 봐도 스위스 기계공업의 기술수준과
제품의 질이 어느정도인지 상상할수 있다.

세계일류의 품질과 애프터서비스를 자랑하는 기계제품들을 아시아지역에
더 많이 수출하려는 스위스업체들은 전국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 ABB스위스 ]]]

세계발전기 시장중 20%를 점하고 있는 스위스최대의 제조업체.

오는 2000년까지 아시아발전시장규모가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주력시장으로 삼고 있다.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일본의 미쓰비시, 독일 지멘스등이 최대경쟁
업체일 정도로 기술과 품질이 높다.

작년기준으로 5억6천만스위스프랑의 매출에 종업원 1만3천명.

[[[ 조지피셔(GF) ]]]

자동차및 철도차량용 부품과 플라스틱파이프, EDM공작기계등을 생산하는
중견기업이다.

아시아시장확대를 위해 일본에 합작회사를 갖고 있으며 한국에는 판매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플라스틱이음매와 EDM공작기계는 품질면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종업원 1만여명에 매출은 21억3천만스위스프랑.

[[[ 에섹(ESEC) ]]]

스위스의 실리콘밸리 캄시에 소재한 반도체제조장비 생산업체.

세계시장점유율이 20%에 달하는 스위스가 자랑하는 기계공업업체중 하나다.

올초 한국에 "에섹코리어"라는 합작업체를 설립,반도체제조장비생산을
서두르고 있다.

종업원 3백30명에 매출은 1억3천만스위스프랑.

[[[ 미크론(Mikron) ]]]

일본 대만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등 아시아시장에서의 판매확대를
위해 전력투구중이다.

"멀티스타"브랜드의 밀링머신으로 세계시장에서 높은 지명도를 누리고
있다.

특히 세계의 10개 볼펜중 8개의 볼베어링이 이 회사제품일 정도로 고품질을
자랑한다.

한국의 LG전자등과 기술라이선스계약을 맺고 있다.

2억6천만스위스프랑의 매출에 종업원 1천3백여명.

[[[ 파인툴(Feintool) ]]]

아시아에서의 판매확대를 겨냥, 다른 업체들과 중국에 스위스텍이라는
공동판매회사를 설립할 정도로 아시아시장을 중시하고 있다.

파인블랭킹프레스의 세계시장점유율이 60%나 되는 파인블랭킹프레스 전문
업체이다.

스위스의 명물인 스위스나이프도 이 회사의 프레스기로 만들어질 정도로
이 회사의 프레스는 정밀성을 자랑한다.

1억6천만스위스프랑의 매출에 종업원 6백50명.

[[[ 필라투스 ]]]

고급구두 발리로 잘 알려져 있는 웰리콘뷔흐레(OBH)그룹의 계열사로 소형
(6인승및 12인승) 민간항공기와 훈련용전투기를 전문 생산하고 있다.

자가용비행기나 병원용 앰뷸런스여객기등을 주문받아 생산중이다.

종업원 1천여명에 1억8천7백만스위스프랑의 매출.

[[[ 아지(AGIE) ]]]

각종 정밀제품의 대량생산을 위한 전기방전공작기계(EDM)생산업체로 홍콩
북경 나고야에 아시아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북경AGIE사를 설립, 중국시장석권을 노리는 중이다.

세계시장점유율이 10%로 6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1천1백명의 종업원에 2억8천여만스위스프랑의 매출.

[[[ 술처루티 ]]]

섬유직조기생산업체로 25%의 세계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아시아시장을 제1타깃으로 삼으면서 세계시장도 겨냥한 "M8300"이란
브랜드의 차세대 직조기개발을 끝내고 오는 97년쯤부터 시판할 예정으로
있다.

12년간의 연구개발끝에 완성된 이 직조기는 생산성이 기존제품의 3배이상에
달하는 첨단제품이다.

3천2백여명에 8억4천만스위스프랑.

[[[ 힐티(HILTI) ]]]

리히텐슈타인공화국의 기업이면서 VSM회원사인 이 회사는 다이아몬드드릴등
각종 건축관련 공구를 생산한다.

건축공구업체의 대명사격인 독일 보시사와 쌍벽을 이루는 세계적인 업체
이다.

아시아시장에서의 판매확대를 위해 지난해 홍콩에 아시아본부를 설치했고
중국에 현지공장을 설립할 계획으로 있다.

종업원 1만1천명에 매출은 22억스위스프랑.

스위스기계업체들은 대부분 한우물만을 파온 중소기업이다.

이때문에 각자의 분야에서 세계정상급의 품질과 노하우를 축적해 놓고
있다.

그러나 중소업체라는 한계로 해외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VSM의 쿠르트 마이어 아시아담당사무국장은 "아시아국가들은 일본과 미국
독일등 큰 나라들의 기계제품에 편향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스위스기계제품이 품질과 애프터서비스면에서 세계일류급이라고 말한다.

< 취리히=이정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