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생을 가정에 바쳤다. 나머지는 그에게 바치고 싶다"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여주인공 프란체스카(메릴 스트립)가
남긴 유언이다.

이영화는 나흘간의 사랑과 그 사랑을 평생동안 그리워하며 가슴에
묻고 살다간 한 여인의 얘기를 담고있다.

전세계 여성들을 울린 로버트 제임스 월러의 원작을 영상에 옮겼다.

"눈물은 어떻게 단련되는가"를 보여주는 감동의 러브스토리.

줄거리는 간단하지만 오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프란체스카는 17살짜리 아들과 16살난 딸을 둔 중년여인. 남편과
아이들이 가축품평회에 참가하러 떠난후 혼자 집에 남은 그녀에게
길잃은 한 남자가 찾아와 로즈만 다리를 묻는다.

그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지의 사진기자인 로버트 킨케이드(클린트
이스트우드). 이때부터 짧은 사랑과 긴 이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결혼후 오랫동안 정지된 삶을 살아온 그녀에게 새로운 인생이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꿈같은 나흘이 지나고 나자 고통이 찾아왔다.

그녀는 그와 함께 떠나고 싶은 충동과 가족에 대한 자책감으로 괴로워
한다.

남편과 아이들이 돌아오고 그녀의 일상도 되돌아왔지만 로버트는
떠나지 않고 시내에서 기다린다.

그녀는 남편과 시장에 나갔다가 장대비 속에 서있는 로버트를 발견한다.

그가 워싱턴으로 가는 갈림길의 신호등앞에서 오래동안 지체하며
그녀가 줬던 목걸이를 백미러에 걸어놓는 모습을 보고 그녀는 남편의
차안에서 손잡이를 움켜쥐고 오열한다.

그후 몇년만에 한꾸러미의 소포와 편지가 도착한다.

그속에는 로버트의 유품과 사진첩이 들어있었다.

"길잃은 아름다운 숲속에서"

나눴던 사랑의 애틋함으로 가득찬 그의 유작집을 보며 눈물흘리는
그녀의 주름진 얼굴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감독 제작 주연을 맡아 열연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립의
진한 내면연기가 잘 어우러져 원작보다 진한 감동을 그려냈다.

( 23일 서울/녹색/애경/시네마천국/롯데월드 개봉예정 )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