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급결제제도와 중앙은행의 역할 ]]]

김대수 <한은 금융제도과 조사역>

우리가 일상적으로 행하는 경제활동은 대부분 채권.채무 관계를
발생시키게 마련이다.

이러한 채권.채무관계는 통상 금전의 이전을 통해 처리되는데 이를 위한
제반계약과 그 운영시설을 총칭하는 것이 지급결제제도이다.

이 제도에 참여하는 기관에는 은행 등과 같은 지급결제서비스 기관,
결제중개센터 그리고 중앙은행(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은행)이 있다.

결제제도에 참가한 은행간의 지급지시는 수시로 이뤄지지만 최종적인
은행간 자금결제는 중앙은행의 당좌계정을 통해 이뤄진다.

한국은행 금융결제망은 한국은행과 금융기관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금융기관간 거액자금거래를 한국은행의 당좌계정을 통해 거래 건별로
즉시 취소불가능하게 처리하고 있다.

따라서 지급결제제도의 안정성과 효율성 확보는 중앙은행의 중요한
책임중의 하나임을 알수 있다.

지급결제제도에 대한 중앙은행의 개입정도는 나라마다 그 역사적 배경이나
금융구조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중앙은행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네가지
기능을 통해 원활한 지급결제제도의 유지.발전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은 결제의 종료성이 있는 결제수단의 독점적 공급자로서
화폐발행과 함께 중앙은행 당좌계정의 수입.지급을 통한 결제서비스를
제공한다.

둘째, 개별 결제시스템의 참가자가 예상외의 유동성 부족에 직면하게
되어 연쇄적 지급불능사태의 발생이 우려되는 경우 중앙은행은 자금의
최종대부자로서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여 결제시스템 전체의 기능이 마비되는
사태를 방지한다.

셋째, 금융제도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를 뒷받침하는 지급결제제도가
금융위기시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작동할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위기시 연쇄적 지급불능사태를 방지할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과 함께 결제제도에 참가하는 개별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기능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전반적인 금융시장 상황과 함께 개별 금융기관의
자금사정동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재무상태의 건전성 유지를 위한 지도.
감독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중앙은행은 각종 결제시스템을 운영하는 규칙을 작성하는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결제시스템 참가기관들이 자기 책임하에 결제와 관련된 위험을
스스로 관리하도록 유도하는 역할도 한다.

넷째, 금융기관은 대고객시장에서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반면 결제시스템과
같이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는 공동하부구조의 구축에 있어서는 상호
협력관계에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중앙은행은 금융기관간 협력에 있어 조정자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간 협력이 상호간의 경쟁을 제약하는 등 공공의
이익에 배치되지 않도록 지도.감독할 책임을 지니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