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라이벌조우는 이창호칠단의 2연승으로 막을 내렸다 1국에
이어 6일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현대자동차초청 이창호-류시훈
특별대국 제2국에서 이창호칠단은 137수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류육단은 전날의 역전패를 만회하려는 듯 긴장된 표정을 보였다.

이칠단은 1국을 이겨서인지 조금은 느긋한 표정으로 대국장에 들엉섰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포석은 양화점.흑19부터 35까지는 최근 유행되는
정석으로 진행됐다.

이는 이칠단이 특히 좋아하는 포석이며 조훈현구단과의 대국에서
자주쓰인 정석. 그러나 이칠단은 37부터 흔들기 시작했다.

37은 40에 잇는 것이 보통인데 이창호는 연구가 있는 듯 신수를
구사했다.

여기서 류육단이 백46으로 둔것이 의문수라는 검토실의 평이다.

흑이 45로 단수쳤을 때 46으로는 18의 한줄우측에 막을 자리라는 것.

초반 불리함을 느낀 류육단은 좌상귀 인접한 중앙에 백80으로
특공대를 투입,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흑81로 씌웠을 때 백 82가 과수. 82로는 89에 붙여가는 것이
정수였다.

백 90도 101한줄좌측에 두는 것이 재미있는수. 이칠단은 30여분을
장고하고 97로 백대마를 잡으로 갔고 류육단은 100의 자리에 둬
좌상귀의 난전이 승부를 좌우할 중요한 고비로 등장했다.

이곳의 결과가 한치앞을 내다볼수 없는 가운데 바둑은 종반으로
치달았다.

이창호가 여간해서 대마를 잡으로 가지 않는 스타일이어서 대마사냥의
결과에 바둑팬들의 쏠렸지만 결국 이싸움에서 대마의 반을 잡아
류육단이 돌을 던지고 말았다.

김인구단은 "이창호가 라이벌대국이라서 그런지 그답지 않은 대마사냥에
나서는 등 기풍에 많은 변화를 보였다"고 평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