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데리처럼 강건한 노사관계를 이룬다". 쏠라이트밧데리로 유명한
경원산업(회장 홍석의).

이회사의 노사관계는 밧데리의 특성과 맥을 같이한다.

태양빛(쏠라이트)의 정렬과 밧데리의 힘으로 노사협력과 기업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같은 강건함은 어디서 생겨나는 것일까.

바로 생활체육이다.

이회사에서는 공장장배 노조위원장배등 사내경기만 1년에 4-5차례 열린다.

부서별 반별로 팀을 구성해 점심시간 일요일등을 활용해 경기를 펼친다.

노와 사, 생산직과 사무직 구분이 있을수 없다.

전국대회결승전은 전직원한마음 단합의 장이 된다.

이회사의 김재훤전무(공장장)는 "사원들이 경기를 통해 페어플레이를
실천하다 보니 인간관계에선 더없이 부드럽고 생산과 운동경기에서는 온힘을
쏟는다"며 생활체육 애찬론을 편다.

이같이 성숙한 관계로 발전하기 까지에는 시련도 적지않았다.

성남에서 출발한 이회사는 88년 오산(당시 평택)에 새공장을 지어 인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1주일간의 분규를 겪었다.

당시 4명의 위장취업자가 근로자들을 선동,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생산
라인이 멈추는 파국을 맞았다.

회사측이 위장취업자를 수용하는 단안을 내렸으나 상호불화의 앙금은
상당기간 휴유증으로 남았다.

마침 태동하던 사내 생활체육이 점점 활기를 띠면서 노사관계는 호전되기
시작했다.

회사측은 체육활동을 체계화 조직화하기 위해 운동선수출신을 우선 채용
하는 묘안을 냈다.

실업팀에 진출하지 못한 선수들, 프로팀에 있다 기업체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중 건실한 젊은이들을 뽑았다.

회사측은 생활체육에 막대한 지원을 하고있다.

노사가 야구 축구 배구 테니스 탁구 족구등 사내스포츠활동에 열심이다.

그실력은 아마추어단계를 넘어 프로팀과 견줄수있을 정도이다.

솔라이트밧데리야구팀은 전국우수직장기 야구대회에서 최근 2년연속 우승
했고 배구 축구팀도 지역대회에서 우승을 휩쓸고 있다.

경원의 기업방침은 종업원최우선주의이다.

종업원들의 바램을 읽어 최대한 반영하자는 입장이다.

다음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주주에게 보답하겠다는 것이다.

종업원 지역주민 주주에게 영업이익을 최대한 배분하기 위해서 나눠먹을
파이를 키워야한다는 것이 경영진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선 노사관계안정이 선결과제였다.

경원은 노사안정의 방안으로 사내스포츠를 택한 것이다.

홍석의회장과 김재훤전무등 임원들의 각별한 관심이 체육활성화의 기폭제
가 되고있다.

고교시절 수영선수생활을 한 홍회장은 체육 등산 낚시등 각종 사내서클활동
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있다.

"직장체육이 일류기업을 일구는데 도움이 된다면 장차 프로팀을 창설하는
문제도 고려해볼만한 일"이라고 홍회장은 말한다.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인 김전무는 자타가 공인하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국가야구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던 김계현씨가 그의 삼촌이고 집안에 야구
국가대표출신이 4명이나 된다.

어려서부터 운동분위기에 친숙하다 보니 못하는 운동이 없고 야구 테니스
탁구등은 프로급이다.

김전무는 공장내에서는 물론 필드에서도 선수들과 함께 한다.

이러다보니 오산공장및 성남공장의 7백50여 종업원들과 형.아우로 통한다.

이회사의 연간예산에는 운동기구비 상금 회식비등 체육행사관련 비용만
5천만원 정도 책정돼있다.

경기후 종종 갖는 회식자리는 상하간 부서간 격의없는대화의 시간이다.

근로자들은 운동경기 응원 회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작업환경개선등
건의사항은 물론 개인적인 고충까지 자연스레 사용자측에 전달해해결하고
있다.

이과정에서 동료들간 유대감은 커지고 애사심도 높아지는 것이다.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이회사노사는 지난5월 3번만나 임금협상을 끝냈다.

노조측은 불필요한 소모전을 펼치기 보다는 간지러운 곳까지 긁어주는
회사측에임금책정을 맡겼던 것이다.

현재 이회사의 생산 관리직중에는 야구선수출신이 25명, 축구선수 13명,
배구선수출신이 5명이나 된다.

건장한 이들은 운동을 통해 쏠라이트밧데리를 대외에 알리는 홍보맨역할도
한다.

근로생산성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함은 물론이다.

축구및 배구선수로 뛰고있는 강장규 노조위원장은 "스포츠를 통해 노사
긴밀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초일류기업을 이룩하자
는데 전사원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원산업 노사는 직장체육활동을 통해 페어플레이정신을 체득, 그라운드
에서의 동료애를 기업현장에 재현해 상호협력관계를 일궈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