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무궁화위성 발사일이 1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8월3일 밤 8시15분에서 10시14분사이(한국시간),미국의 우주선
발사장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기지.

우리나라 최초의 방송.통신겸용 무궁화위성(코리아샛)이 델타 로켓에
실려 힘차게 우주공간으로 솟아 오른다.

무궁화위성은 발사된지 1시간 16분이 지나면 발사체로부터 분리돼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이 1,353km, 가장 먼 지점이 3만5,786km인
타원궤도(천이궤도)를 돈다.

다시 15~16일이 지난후 동경 116도 적도상공 약 3만6,000km의 정지궤도에
진입,지구둘레를 끊임없이 돌게 된다.

무궁화위성은 정지궤도진입후 약 5개월동안 기능시험과 궤도조정등
예비시험기간을 거쳐 연말부터는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한다.

이 순간부터 우리나라도 위성통신.방송시대에 본격 접어들게 된다.

무궁화위성의 발사는 이러한 위성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우리나라도 독자적인 위성을 보유함으로써 "통신.방송주권"을 확보하게
됐다는 상징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국내 통신회사나 방송국들은 국제중계를 위해서는 외국의
위성을 빌려야 했다.

일본이나 홍콩의 TV프로그램들이 위성에서 쏘는 전파의 힘을 빌려
우리나라 국경을 넘어 일반가정의 안방까지 파고드는 문화적 침략도
그냥 보고 있어야만 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위성을 이용한 외국과의 통신이 가능해지며 우리
방송전파를 일본 중국 러시아연해주등의 동포들이 직접 시청할수도
있게 된다.

더욱이 무궁화위성은 한국이 21세기의 범세계적인 우주개발에 적극
대처함으로써 한정된 우주자원을 선점할수 있도록 하고 정보화사회를
앞당기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이 위성개발및 제작과정에 국내 민간기업들이 공동참여함으로써
우주항공분야에 새롭게 눈을 떠 관련산업발전및 기술축적을 촉진할수
있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

이를통한 선진국 우주항공분야및 전자통신분야 기술의 국내이전으로
첨단 우주기술개발을 위한 국내기반 구축과 통신산업의 대외경쟁력을
강화할수 있게 됐다.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는 더 큰 파급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1개의 채널로 전국을 동시에 커버하는 통신.방송서비스가 제공됨으로써
TV난시청지역을 완전히 없앨수 있고 전국 단일통신권의 구축으로 지역간
문화격차도 해소할수 있다.

지금은 통신선로가 깔리지 않은 곳에서 대형사고가 날 경우 TV현장중계가
어려운 문제점이 있으나 무궁화위성을 이용하면 이런 문제도 간단히
해소된다.

중계차량만 접근할수 있게 되면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파로 위성에
쏘아올려 전국방방곡곡에 즉시 중계할수 있다.

전파를 송.수신하는 소형의 지구국장비만 갖추면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무선을 통해 화상회의를 할수 있고 원격교육 원격진료도 가능하다.

결국 무궁화위성은 전국토를 문화 통신 교육 의료분야등에서 하나의
공동체로 묶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무궁화위성은 남북통일에 대비한 통신및 방송시설자원의 확보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찾을수 있다.

세계각국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한정된 우주전파자원인 지구정지위성궤도
를 확보함으로써 국제적 지위향상의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수 있다.

무엇보다도 무궁화위성은 휴전선으로 국토가 단절된데 따른 민족간의
이질감을 해소시키고 하나의 문화를 동시에 전파함으로써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시켜 단일문화권을 형성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무궁화위성방송은 남한 지역의 경우 서울에서 제주에 이르기까지
직경 44cm의 파라볼라안테나만 있으면 전국 어디에서나 시청이 가능하다.

북한도 평양까지는 같은 크기의 안테나로 방송을 받아볼수 있다.

안테나의 크기를 조금만 키우면 일본 중국 러시아극동지역도 가시청권에
들어온다.

100만명이 넘는 동포가 살고 있는 중국 동북부 연변 장춘의 경우 직경
1.4m,중국 중심부인 북경지역도 2m크기의 안테나만 설치하면 우리방송을
마음대로 볼수 있다.

무궁화위성은 해외각지에 흩어져 있는 동포를 하나로 묶는 "한민족공동체"
형성의 주역이 되는 것이다.

몇년전부터 우리 안방에 침투하고 있는 일본방송에 대한 무궁화위성방송의
"역공"도 가능해진다.

뿐만아니라 세계의 정보를 동시( Real Time )에 접할수 있게 함으로써
우리 정부가 주창하고 있는 세계화의 첨병이 될 것이다.

< 추창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