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세대들은 같은날 태어난 쌍둥이끼리도 세대차를 느낀다고 한다.

물론 우스갯소리지만 시시각각으로 급변하고 있는 현대사회의 흐름을 재치
있게 표현하고 있는것 같다.

확실히 신세대들은 우리와 같은 기성세대들과는 여러면에서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그도 그럴것이 그들이 성장한 환경과 여건은 우리들이 살아온 1백달러
소득시대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가끔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옛날 우리들이 시골에서 어렵게 살아온
사례들을 들려주며 최근 별 어려움없이 편의 위주로 살려는 신세대들의
비전없는(?) 가치관을 탓한다.

그러면 이들은 우리나라에 언제 그런시절이 있었느냐는듯 자기들과는 상관
이 없는 다른나라의 일로 무시해 버리기 일쑤이고 오히려 우리를 자기네들
과는 생각과 말이 통하지 않는 고리타분한 쉰세대로 규정해 버린다.

사실 한시대의 공간은 우리세대만이 아닌 3대가 함께 공존하는 것이다.

따라서 가치기준도 3대가 모두 공감하고 조화될수 있는 선상에서 결정
되어야지 어느 한쪽에 치우치면 보수나 급진으로 왜곡되고 건전한 사회로의
진전도 기대할수 없게 된다.

이런 생각에서 나는 되도록이면 자기중심의 아집을 양보하고 신세대와
타협하면서 세대차에서 오는 거리감을 좁혀 나가고 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는 신세대들이 오늘을 만들기 위해 땀흘린 어른
세대들의 값진 경험과 교훈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어른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절은 갖추기를 바란다.

온 가족이 자리를 같이 할수있는 주말 저녁에는 귀가길에 슈퍼에 들러
사온 포도주 한병을 식탁에 올려놓고 아이들과 함께 정다운 대화로 서로의
믿음을 쌓아간다.

오늘도 신세대의 도도한 물결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도록 애쓰면서
한가정의 하모니가 밝은 미래를 엮어가는 근본임을 확인해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