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마이크로소프트사.

긴 설명이 불필요한 세계 최대의 컴퓨터용 소프트웨어회사이다.

최근 소프트웨어업계의 이목은 이 마이크로소프트사에 집중돼 있다.

그동안 여러차례 발표가 미뤄져온 새로운 개인용 컴퓨터(PC)운영체계인
"윈도즈 95"가 내달 24일 선보이는 것이다.

이 "윈도즈 95"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컴퓨터 소프트웨어업계 뿐만 아니라 미정부에서도 신경을 쓰고 있다.

미법무부의 경우 이 운영체계에 포함된 온라인 기능이 독과점 금지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심사를 진행중이다.

따라서 미국 정부의 제재와 같은 "방해"만 없다면 이 제품은 빌 게이츠
회장이 공언한대로 상품화, 소프트웨어업계를 강타할 태풍의 핵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비록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이 윈도즈 95가 어느 정도의 위력을 가진 "태풍"
일지 입을 다물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 여러가지의 추측이 나오고
있다.

미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시장조사 기관인 데이터퀘스트사는 이 제품이
시장에 나오게 되면 4개월안에 2,900만 카피정도는 무난히 팔려 나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의 또다른 시장조사기관들은 이보다는 덜 낙관적이어서
인포코프사는 올 연말까지 2,250만 카피, 인터내셔널데이터는 2,000만
카피, 인테코는 1,400만 카피정도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까지 판매된 2억200여만대의 PC중 1억6,000여만대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계가 탑재된 점을 감안하면 그리 많은 양은 아니라 할 수 있다.

결국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지금 당장은 경쟁업체들에 위협적인 존재는
아닐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윈도즈 95의 판매에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은 이 소프트웨어가 탑재 가능한
PC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은 새 운영체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인텔사의
486급 마이크로프로세서와 8메가비트정도의 메모리가 필요하며 이 제품을
제대로 이용하려면 펜티엄칩에다 16메가비트의 메모리는 있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판매된 PC중 486급 마이크로프로세서에다 8메가비트의
메모리를 갖춘 제품은 40%가 채 안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새 운영체계를 탑재하려면 추가로 메모리칩을 구해 PC의 기능을
향상시켜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 비용이 적어도 1,000달러는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현재도 메모리의 공급난을 겪고 있어 윈도즈 95로 인한 추가수요가 생기게
되면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번째는 PC수요의 3분의2를 차지하는 기업과 같은 대규모 수요처는 새
운영체계가 결점이 없는 것으로 판명될 때까지 구입을 미루는 경향이 있어
이같은 검증 기간을 얼마나 짧게 만드는지가 관건이다.

특히 지난 90년 시판하기 시작했던 윈도즈 3.0의 경우, 2년이 걸려서야
결점을 보완해 새버전을 내놓았던 전례가 있어 제품의 신뢰도 검증기간
중에는 개인소비자들의 PC구입에 의존해야만 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세계적으로 PC판매가 올해보다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PC판매는 지난해보다 18%정도 늘어날 것이지만 내년에는 성장률이
15%안팎으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 윈도즈 95의 판매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새 소프트웨어 제품에는 결점이 있게 마련이지만 가능한 한 이를 줄여야
기존의 윈도즈 운영체계를 쓰고 있는 기업 소비자들의 운영체계 교체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다가오는 21세기에도 정보산업분야의 대기업으로 남아
있을지 여부는 윈도즈 95의 성공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답은
멀지 않아 나올 것 같다.

< 김현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