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부터 8일까지 한국을 찾았던 만델라대통령의 방한목적은 매우
간단하고 명료하다.

방한에 앞서 7월3~6일간의 일본을 방문한 목적도 방한목적과 일치한다.

한마디로 그와 그의 집권당 A.N.C(아프리카 국민회의)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재건개발산업계획"(RDP :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 Progranme)
에 한국정부와 기업들이 적극 참여해 달라는 투자요청이 주목적이었다.

RDP는 95년부터 99년까지 5개년간 추진하고자 하는 남아공의 경제사회개발
계획인데 그 주된 목표는 세개로 집약되고 있다.

첫째 전체인구의 약75%를 차지하는 흑인들중 500만명이 넘는 실업자들을
위한 고용창출과 흑인들의 경제력의 강화이다.

둘째는 인종차별정책하에서 억눌려 질식화된 이들의 잠재력 계발과 국가
재건에의 동원이며 셋째, 남아공의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속적 성장에 필요한
기반조성이라고 하겠다.

방한중 만델라대통령은 김영삼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뿐만 아니라 경제4단체
초청 오찬연설과 국회연설에서 일관되게 RDP사업의 성공에 한국정부와 민간
기업들이 적극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었다.

양국간에 체결된 투자보장협정 이중과 세방지협정 항공협정과 양국간의
교환된 남아공 중소기업지원에 관한 양해각서등도 모두 RDP와 결부해서
그 의미를 규명하고, 실질적인 경제협력방안을 우리정부나 기업들을 짜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만델라대통령과 동행했던 남아공 상공부장관도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다.

즉 RDP에 참여하는 모든 한국기업들에게는 내국인과 동등한 대우와 전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이다.

남아공의 입장에서 볼때 RDP는 만델라 정권의 유지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남아공의 미래진로와 운명에 직결되는 만큼 국내자원만으로는 성사시켜
나갈수 없기 때문에 해외로부터 자본과 기술경제사회개발의 방법과 경험을
유입하고 활용할수 밖에 없다.

특히 일본과 한국을 방문한 이유는 양국이 모두 전쟁의 폐허에서 특히
해외자본과 기술을 도입하여 국가경제사회를 재건하여 세계무대로 진출
하는데 성공을 했고, 양국이 똑 같이 중소기업육성을 통하여 고용창출
지역간의 균형발전 부의 재분배등의 국가발전목표를 달성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데 있다.

때문에 만델라대통령은 김영삼대통령에게 흑인들을 위한 중소기업육성에
역점을 두고 있는 RDP사업에 한국이 적극 참여해 줄것을 요청한 것이다.

우리의 입장에서 볼때, 그들의 RDP에 어떻게 참여하는 것이 양국간의
상호협력과 상호이익증진에 기여할 것이냐의 관점에서 남아공으로의 진출을
추진해야 한다.

우리정부나 기업들이 함께 추진해야 한다.

우리정부나 기업들이 함께 고려해야할 사항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정부로서는 세계화의 전략으로서 남아공을 교두보도해서 인접한
아프리카 여러국가로 진출하는 전략을 추지해야 한다.

남아공을 중심으로 레소토 보츠와나 스와질랜드 나미비아 잠비아 짐바르웨
앙골라 모잠비크 말라위 탄자니아등 남부아프리카 국가들간의 공동 개발
협력기구가 가동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한국정부나 기업들이 남아공의
RDP참가는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더 나아가 여타 제3세계로의 진출과 교류의 확대를 가져다 주는데 크게
기여할수 있다.

세계화의 목표나 선진국대열에 진입하는데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기 위해서 세계시장을 겨냥할 수밖에 없다.

그런점에서 남아공의 RDP참가는 우리의 경제를 세계무대로 확장해 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수 있다.

둘째, RDP의 제일차적 목표가 흑인들을 위한 고용창출이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남아공에 진출하는 경우 단독투자든, 혹은 백인기업들과의 합작
투자이든, 흑인들을 고용하는 사업계획을 세우고 추진해야 정부의 호응과
지원뿐만 아니라 흑인사회로부터 협조를 얻을수 있다.

셋째, RDP의 주력사업이 흑인들을 위한 주택건설, 전력공급, 도로및
간선망의 확장, 상하수도의 설치등 공공사업이고, 여기에 흑인 실업자나
흑인기업체들이 참여하도록 인센티브를 주고 있는 만큼, 한국정부나 기업들
도 이런 부문에서 기여하도록 해야한다.

그들의 사업계획수립과 추진과정에서 우리 전문가들의 자문, 정보제공,
연수훈련실시등을 위시해서 토목공사에 필요한, 예를들면 시멘트블럭제조
방법, 상하수도관 부설방법등 단순한 기능훈련을 실시하는 시범산업에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공동으로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남아공에 진출한 한국기업들간의 협의회를 가동하여 투자분야,
마케팅, 대정부정책건의등에 있어서 협력하는 공조체제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

한국기업들간의 경쟁과 비방등으로 추한 한국인의 모습을 들어내서는
안된다.

다섯째, 경제협력이나 기업의 진출은 정치,사회,문화등 제분야와의 협력
체계내에서 그 목표달성이 가능하다.

때문에 낙후된 지역사회나 흑인들의 생활의 질향상에 필요한 사회복지사업
도 시범적으로 작은 규모로부터 우리기업들이 공동으로 실시함으로써
남아공의 국민들에게 한국민들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상과 같은 요건들을 유념하면서 우리와 남아공과의 경제협력뿐만 아니라
여타협력의 방안을 구체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