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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피니언] 미-일 자동차협상 타결 배경과 시사점..차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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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재윤 <무협 워싱턴사무소장>

    미국과 일본은 지난달 28일 미국의 대일보복관세부과 시점을 불과 수시간
    앞두고 20개월여를 끌어오던 자동차협상을 타결지었다.

    미국은 일본자동차업체들이 구입할 미국산 자동차부품의 일정구입량을
    일본정부가 "보장"하기를 요구했던 주장을 마지막 순간에 양보,일본이
    종래 주장해왔던 일정량의 미국산부품을 수입하도록 일본기업들이
    "노력"한다는 타협안을 받아들이는 선에서 합의를 보았다.

    미국은 왜 무역전쟁의 가능성을 포함,일전을 불사할 듯한 강경자세를
    고수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주장해왔던 요구를 끝내 관철시키지
    못한채 미온적 타결책을 받아들이는 선에서 물러날수 밖에 없었을까.

    그 이유는 세가지를 꼽을수 있다.

    첫째 너무 어려운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는 점을 들수 있다.

    자동차산업은 일본의 양보를 쉽게 얻어낼수 있는 분야가 아니며 미국이
    쉽게 보복을 감행할수 있는 분야 또한 아니라는 뜻이다.

    미 빅3 모두가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일단 일본산 자동차부품수입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으며 일본차를 판매하는 미국판매상들의 판매조직망이
    방대하고 일본차의 우수한 품질을 선호하는 소비층 또한 두텁다.

    더욱이 80년대 중반이후 일본자동차의 미국현지생산이 급격히 확대됨에
    따라 이에 연관된 미국내 하청업자와 생산공장에 고용된 미국노동자들
    또한 만만찮은 이익집단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이 발표했던 자동차보복관세가 단지 일본에서 직수입된 최고급
    일부 차종에만 한정돼 있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하는 것이다.

    이에더해 일본 자동차산업 역시 미국에 쉽게 양보할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일 자동차산업 내부의 이익집단은 타산업과는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기에 일본정부가 국내생산업자들에게 일방적인 양보를 설득하기가
    힘에 겹다는 현실을 미국측은 신중히 고려했어야 했던 것이다.

    둘째 미국은 소기의 목적달성에 어려운 정책수단을 택했다.

    슈퍼301조와 같은 일방적 보복위협이라는 정책도구가 미국이 표방하는
    목표인 자국의 무역적자 감축에 실질적으로 이어진다는 증거가 없다는
    점이다.

    미국의 일방적인 무역제재조치가 특정상대국의 특정산업에 대한 시장
    개방이라는 측면에서는 단기적 효과가 있을수도 있으나 실제로 전체적인
    무역적자감축에는 직접 연결되지못했다는 것으로 의회와 여론의
    전폭적이며 지속적인 지지를 받아내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세째 지극히 어려운 시점에서 강경책을 고집했다.

    우선 일본은 미국이 양보를 쉽게 받아내던 60년대이후 80년대후반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 놓여있었다.

    지속되는 엔고추세는 일본경제 전반에 걸쳐 원가절감과 생산구조의
    재편을 강요하고 있어 통상마찰에 따른 인위적 수출입물량제한과 이의
    특정량 절대보장이란 요구는 업계의 입장에서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었던 것이다.

    정치적 측면에서도 자민당독주하에 정치지도층의 결단을 통해 양보를
    얻어내던 과거와는 다른 상황임을 충분히 고려해야 했다.

    현 자민당과 사회당 연합체제하에서는 소수인 사회당 출신의 무라야마
    총리가 직접 나서기에는 무리였으며 기대할만한 특별한 정치적 이익
    또한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하에 전통적으로 미국의 요구에 저항해온 관료세력이 통상
    현안을 이끌게 됐고 협상전면에 나선 하시모토 류타로 통산상의 정치적
    배경이 대미강경이미지 강화전략으로 이어지면서 이번 자동차협상에서의
    초강경자세로까지 연결된 것이다.

    국제환경 또한 미국의 목표관철에 문제점을 던져주고 있었다.

    다자주의에 바탕을 두고 통상마찰중재기능을 강화시킨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출범하지 얼마안돼 미국은 일본과의 무역마찰을 극적인 대결
    양상으로 몰아갔고 유럽각국 그리고 워싱턴내 국제법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WTO협약에 위배된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보복관세부과와 동시에 일본을 WTO에 제소했을때 대다수가 WTO에서
    미국의 패소가능성을 점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미국은 자동차산업의 속성,일방적보복이라는 통상정책의 비효율성,
    그리고 일본국내정세와 아울러 새로운 통상질서의 성립기라는 특수한
    국제정세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초강경노선을 추구했던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이번 자동차협상에서 끝까지 주장했던 미국산자동차부품의
    일정구입량에 대한 일본정부의 보장확보라는 당초의 목표를 관철하지 못한
    것은 어떻게 보면 처음부터 예견할수 있었던 당연한 결과라 볼수 있다.

    한가지 일본이 이번 협상과정에서 언론매체를 통한 광고공세는 물론
    필요시에는 미국내 딜러들의 가두시위등을 유도하며 미국의 압력에
    대처한 과정은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미국의 통상압력에 대처해
    나가야하는가라는 문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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