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민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중국 역사상 빼어난 명군인 당나라 태종이 신하들과 나눈 문답을 수록한
"정관정요"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태종이 어느날 신하들에게 창학과 수성중 어느 쪽이 어렵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광현령은 "팬전 신하들의 향방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세상에서는 영웅들이
일제히 군사를 일으켜 서로 생사를 걸고 싸워 상대방을 굴복시켜 패전을
쥐려고 합니다.
따라서 창업쪽이 더 어렵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한편 위미은 "예부터 내려오는 제왕들을 보면 누구나 간난신고끝에 간신히
천하를 얻으나 그것을 잃는 것은 으례 안일을 탐하는데 원인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성쪽이 더 어렵습니다"라고 의견을 말했다.
그러자 태종은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방현령은 나와 함께 고생을 하여 천하를 차지했다.
백사를 헤쳐서 일생을 얻은 것이다.
창업의 그러한 어려움을 알고 있기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위징은 나와 더불어 천하를 평안하게 하는데 부심했다.
언제나 부귀에 길들여지는데서 사치심이 생겨나고 일을 소홀히 하는데서
화란의 싹이 트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수성의 그러한 어려움을 알고 있기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창업의 어려움은 이미 과거의 것이 되었다.
수성의 어려움이야 말로 앞으로의 문제이니 각자가 명심하여 몰두하지
않으면 안된다"
여기에서 창업의 주된 추진력은 무력에 있으나 수성의 요체는 민심에 있다.
그런데 민심이란 전제군주국가체제하에서도 힘으로 휘어 잡을수 없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만큼 수성이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더구나 민의를 발판으로 창출되는 민주주의국가체제하의 정권이야말로
민심이 이반될 때 미래는 암담할 수 밖에 없다.
이번 6.27지방자치 선거결과는 수성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다시 일깨워준
것이라 할수 있다.
3김의 분할지역이 아닌 서울의 겨우 민주당 일색에 가까운 "야당공화국"을
창출시킨 민의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야당의 승리가 민의의 절대적 지지라고 속단하기에는 시기가
이르다 집권당에 실망한 민의의 반사이익을 거두어 들인 것뿐이라는 겸허한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집권당인 민자당은 대통령 잔여임기동안의 시정 여하에, 또 야당은 몇몇
지역의 압승 지자체 운영 성공여부에 차기 수권의 명운이 달려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30일자).
"정관정요"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태종이 어느날 신하들에게 창학과 수성중 어느 쪽이 어렵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광현령은 "팬전 신하들의 향방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세상에서는 영웅들이
일제히 군사를 일으켜 서로 생사를 걸고 싸워 상대방을 굴복시켜 패전을
쥐려고 합니다.
따라서 창업쪽이 더 어렵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한편 위미은 "예부터 내려오는 제왕들을 보면 누구나 간난신고끝에 간신히
천하를 얻으나 그것을 잃는 것은 으례 안일을 탐하는데 원인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성쪽이 더 어렵습니다"라고 의견을 말했다.
그러자 태종은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방현령은 나와 함께 고생을 하여 천하를 차지했다.
백사를 헤쳐서 일생을 얻은 것이다.
창업의 그러한 어려움을 알고 있기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위징은 나와 더불어 천하를 평안하게 하는데 부심했다.
언제나 부귀에 길들여지는데서 사치심이 생겨나고 일을 소홀히 하는데서
화란의 싹이 트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수성의 그러한 어려움을 알고 있기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창업의 어려움은 이미 과거의 것이 되었다.
수성의 어려움이야 말로 앞으로의 문제이니 각자가 명심하여 몰두하지
않으면 안된다"
여기에서 창업의 주된 추진력은 무력에 있으나 수성의 요체는 민심에 있다.
그런데 민심이란 전제군주국가체제하에서도 힘으로 휘어 잡을수 없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만큼 수성이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더구나 민의를 발판으로 창출되는 민주주의국가체제하의 정권이야말로
민심이 이반될 때 미래는 암담할 수 밖에 없다.
이번 6.27지방자치 선거결과는 수성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다시 일깨워준
것이라 할수 있다.
3김의 분할지역이 아닌 서울의 겨우 민주당 일색에 가까운 "야당공화국"을
창출시킨 민의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야당의 승리가 민의의 절대적 지지라고 속단하기에는 시기가
이르다 집권당에 실망한 민의의 반사이익을 거두어 들인 것뿐이라는 겸허한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집권당인 민자당은 대통령 잔여임기동안의 시정 여하에, 또 야당은 몇몇
지역의 압승 지자체 운영 성공여부에 차기 수권의 명운이 달려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