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어쩌다 보니 크고 작은 모임에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

모임이란 처음부터 뚜럿한 목적을 갖고 모이는 모임과 자주 만나고 정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임으로 이어지는 경우 두가지가 있다고 본다.

나에게도 요즈음 여러모임이 있지만 가장 애착이 가는 모임이 구궁회다.

아파트 주민끼리 서로 계단이나 엘리베이터에서 자주 만나다보니 "언제
대포한잔 합시다"라고 으례히 하던 인사가 어쩌다 보니 모임이란 형태로
발전했다.

정말 평범한 보통사람들의 모임이다.

농협에 다니는 홍기아빠(민병억),피자집주인 성은이 아빠(김광한),
조그만한 자영업을 하는 정원이 아빠(양영권),건설업에 종사하는 택준이
아빠(이필언)다.

많은 돈을 갖고 돈걱정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에게
빚지고 살아가지도 않는 정말 보통사람들의 모임이다.

한달에 한번씩 만아고 회비는 한달에 3만원씩이다.

왜 내가 이 모임을 좋아나느냐 하면 우선 만나면 정말 즐겁다.

그렇다고 서로 이해관계다 있는 것도 아니고 서로 살아가면서 부탁할 일도
없다.

그냥 사람이 좋아서 순수하게 만나는 것이다.

때로는 서로 집에서 만나면 신문지 펴놓고 마치 야외에 나온양 야외용
가스렌지에 돼지고기 김치 라면등을 넣고 격의없이 소주한잔 하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아이들 문제등 정말 격의없는 대화를 한다.

서로가 하는일이 다르다 보니 오히려 대화의 폭은 넓어지게 돼있다.

왜? 내가 크고 작은 모임가운데 이 구공회를 좋아하느냐는 것은 모임의
성격이나 목적 혹은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고 순수하게 사람이 좋아서 모였기
때문이다.

물론 나이먹고 다큰 사람들이 모이면 무엇인거 뚜렷한 목적이 있어야 되지
않느냐 하고 생각을 할수도 있지만 사실은 내 가정 내 이웃이 서로 화목
하면서 사회가 건전해지고 나라가 건강해 지는 것이지 나라가 건강하면서
사회 혹은 이웃이나 가정이 건강해 진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큰것보다는 적은것을 아낄줄 알아야 큰것에 대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