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반의 식구들이 살고 있는 이향원은 영국부 어른들이 살고 있는
집들과는 얼마간 떨어져 있고,또 한길로 통하는 대문이 따로 나 있어
설반이 젊은 패들과 어울려 바깥 출입을 하며 흥청망청 놀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하루는 젊은 녀석 하나가 글공부를 했답시고 설반에게 "사기"에
기록되어 있는 음탕한 고사들을 들려주었다.

은나라 마지막 왕 주왕(주왕)이 달기라는 여자에게 빠져 해괴한 일들을
벌인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그 당시 실제로 주지육림이 궁궐 한쪽에 만들어져 있었는데, 문자
그대로 큰 연못에는 술들이 가득 부어져 있고 그 연못을 파느라 주변에
산처럼 쌓인 흙언덕에는 안주 고기들을 매단 나무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신하와 궁녀들이 어울려 밤낮으로 주지에서 술을 퍼마시고 육림으로
가 고기 안주를 물어뜯었다.

주왕과 달기는 그렇게 신하와 궁녀들이 어지럽게 노는 모습을 높은
누각에서 내려다보며 몸을 섞기에 여념이 없었다.

"''사기'' 은본기에 보면 말이야, 주왕과 달기의 행각이 이렇게 기록
되어 있지. 사남녀나 상축기간 위장야지음"

결국 그러한 것도 지겨워진 주왕과 달기는 신하와 궁녀들을 벌거벗겨
연못 주위를 달리도록 하고는 밤새도록 술을 마셔댔다는 말이었다.

"야, 그거 재미있겠는데. 우리도 한번 주지육림 나체놀이를 해볼까.
근데 우선 계집들을 사야지"

설반이 돈을 내어 유곽에서 계집 네명을 사와 자기를 포함한 남자
네명과 짝이 되도록 하였다.

그리고는 큰 목간통에 술을 붓고 목간통 바깥 테두리에는 고기 안주를
매달아 놓았다.

그들은 모두 나체가 되어 목간통에 머리를 처박고 술을 마셔대고는
고개를 들어 통 바깥에 매달린 고기 안주를 물어뜯었다.

한참 그렇게 히히덕거리며 장난질을 하고 난후 짝을 이룬 남녀들이
교합을 하기도 하고, 여자 네명을 한방에 집어넣고 남자가 돌아가면서
그 여자 네명과 관계하는 농탕질을 벌이기도 하였다.

설반은 여자 두명으로 하여금 남녀가 교합을 하듯이 누워 있도록
해놓고는 그녀들의 옥문을 번갈아 공략하는 희한한 체위를 구사해보기도
하였다.

그 체위를 소위 "게걸스럽게 먹는 물고기체위"라고 하는데, 먼저
두 여자들이 애무를 나누도록 하여 옥문이 젖어지면 그때서야 남자가
일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옥문과 옥문이 만나는 지점으로 옥경을 밀어넣고 한번은 위로 한번은
아래로 옥경을 삽입함으로써 두 여자와의 교합을 한꺼번에 즐기는
체위로,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해주고 다섯가지 질병과 아홉가지 고통을
풀어주는 일종의 양생술이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