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김문권기자] 현대그룹 노조총연합(현총련) 핵심사업장인 현대중공업
노조가 쟁의발생신고를 하는 가운데 조합원들 사이에 자발적인 무분규 서명
운동이 확산되고 있어 국내 노동계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5일 현대중공업 노사양측에 따르면 지난 4월중순께부터 이회사 조선사업본
부 조합원들 사이에서 시작된 무분규 서명운동은 이날 현재까지 조선사업본
부 전체조합원 9천4백여명의 절반이 넘는 5천여명이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분규서명운동은 조선사업본부내 각반별로 탈의실.사무실등에 "올해는 파
업을 원하지 않는다", "95년도 우리반은 무분규를 희망한다"등의 표어가 적
힌 서명용지를 게시해 두면 희망하는 근로자가 서명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지
고 있다.

조선사업본부를 중심으로한 이같은 무분규 서명운동은 중전기 중장비 플랜
트 해양사업본부등의 전조합원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명운동을 주도한 한 조합원은 "지난해 63일간의 분규로 2백만원이상의 임
금손실과 정식적 피해를 봤다"며 "올해는 노사양측이 원만한 협상을 통해 파
업이라는 최악의 상태만은 막아햐 한다는 생각에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이와관련 "조합원들 사이에 무분규 서명운동이 자발적으로 일고
있다는 것으로 한다"며 "이를 막을 이유도 없고 노조의 오해를 낳거니와 지
켜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부관계자는 "지난해 장기간 분규로 엄청난 임금손실을 본 조합원들 사
이에 강경노동운동이 전혀 득이 될게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최근
의 쟁의발생결의등이 회사내 문제가 아닌 현대자동차사태 등으로 이루워졌기
때문에 무분규 서명운동이 확산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에대해 노조측은 "회사측의 사주를 받은 일부 직반장을 중심으로 한 서명
운동이거나 직책자들의 과잉 충성으로 벌이진 운동일 가능성이 높다"고 비난
하고 "원천적으로 서명운동을 막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노조는 올해초에도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무파업선언"을 추진
하다 강경대의원들의 반대로 중도에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장기분규시 선정상조업을 요구하는 조합원 서명
운동이 잇달아 전체조합원 2만1천여명 가운데 1만3천여명이 서명했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