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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31일자) 채권/CD 실명화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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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소득 종합과세제도의 시행이 내년으로 다가옴에 따라 자금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정책당국과 금융기관들이 대응책마련에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얼마전에는 시중은행의 금괴판매가 금융실명제를 피하기 위한 재산은닉수단
    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거론되더니 최근에는 양도성예금증서(CD)와
    채권거래를 실명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즉 CD와 채권의 통장거래를 의무화함으로써 실명화시키는 한편
    이들 금융상품의 보유기간별로 과세하여 종합과세를 회피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무기명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큰손"들이 "재테크"수단으
    로 이용하고 있으며 발행잔액이 200조원에 달한다.

    또한 이자수입을 포함한 연간 금융소득이 4,000만원이상인 종합과세대상자
    가 채권을 사서 갖고 있다가 만기직전에 팔면 최고 40%인 종합세율
    대신 15~20%인 분리세율이 적용된다.

    이때문에 벌써부터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만기직전 환매조건부
    채권매매가 인기를 끌고있다고 한다.

    따라서 금융실명제의 허점을 보완하고 엄청난 금액의 세수감소를
    방지하기 위해 CD와 채권거래의 통장이용 의무화가 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방안이 시행되기에는 두가지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있다.

    하나는 채권의 보유기간별 과세가 실무적으로 쉽지않다는 점이다.

    채권보유에 따른 소득은 이자소득및 시세차익에 따른 양도소득으로
    나뉜다.

    그런데 이자소득과 양도차익을 구별하기가 쉽지않으며 채권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보유기간별 과세방안이 시행되기 어렵다.

    다른 하나는 CD및 채권거래의 실명화와 보유기간별 과세를 강행하는
    경우이들 금융상품의 거래가 크게 위축될수 있으며 이에따라 기업과
    금융기관의 자금조달이 매우 어려워질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CD와 신탁을 통한 자금조달비중이 절반이상이며
    채권유통수익률이 연15%를 넘나드는데도 채권발행신청이 줄을 서있는
    실정이다.

    이판국에 채권거래 실명화및 보유기간별 과세를 통한 철저한 종합과세를
    강행할 경우 그렇지않아도 불안한 자금흐름이 걷잡을수 없는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실명제와 금융소득 종합과세제는 자금흐름의 왜국을 바로잡고
    공평과세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한계가 있다.

    최근 이형구 전노동부장관의 수뢰사건수사에서도 드러났듯이 아직도
    가명계좌가 있으며 종합과세가 시행되더라도 당사자간에 합의가
    이루어진 차명계좌의 적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종합과세외에도 금리자유화등 금융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약
    60조원에 달하는 금융자산이 보다 수익성이 좋은 금융상품을 찾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금리상승이 유발되고 신탁등 특정 금융상품에 지나치게
    많은 돈이 쏠리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일이 더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검토하되 실제 시행에는
    신중한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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