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캘리포니아대학 생물학연구소에서는 80년대말 놀라운 새 식물이
탄생했다.

유전공학자 스티븐 하우얼이 곤충인 반딧불에서 빛을 내는 효소인
"루시페리아제"유전자를 식물인 담배유전자에 이식시켜 "발광식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도심의 공원을 이 발광식물로 단장해 캘리포니아의 야경을 더욱 화려하게
하겠다는 재미있고 유쾌한 이 계획은 실현을 보지는 못했으나 발광염색채를
식물에다 표식으로 사용해 내부세포의 발달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1953년 절 은 과학자 왓슨과 크릭이 DNA의 구조를 밝혀낸 이후, 유전공학
은 인간을 포함한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의 유전자에 관한 비밀을 벗겨내기
시작, 곤충의 유전자를 식물의 유전자에 이식시킬수 있을 만큼 급속도로
발전했다.

동종의 식물에 한해서 몇세대에 걸친 선별육성을 통해 품종개량을 해오던
재래식 방법은 이제 먼 옛날 이야기가 됐고 가히 "혁정적"이라고 할만큼
놀라운 품종개량기술이 속속 나오고 있다.

밀 보리 벼에 콩과 토기풀처럼 공기중의 질소를 이용할수 있는 능력을
지닌 유전자를 심어주어 질소비료를 주지 않아도 잘 성장할 수 있는 새 품종
을 개발해 냈다.

식물에 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잘라내고 다른 유용한 유전자로 대체시켜
저항력이 강한 새 품종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 한 예로 1983년 미국에서는 담배모자이크병에 걸리지 않는 토마토가
나왔다는데 그결과 그 해 생산량은 20~30%나 증가했다.

뿐만아니라 제초제에 내성이 강한 토마토를 만들어 생산량을 늘이기도
했다.

현재 영국의 케임브리지대학 식물과학자들은 염분토양에서도 잘자랄 수
있는 밀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항공대 안진흥교수팀이 식물의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유전자를 세계에서
최초로 발견했다는 소식이다.

곡물의 개화시기를 조절해 고냉지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고 남부지방
에서는 이모작도 가능해지며 계절에 관계없이 어느때나 꽃을 피울 수 있게
된다고 한다.

한국의 유전공학연구도 어느정도 궤도에 오른듯 싶다.

이같은 획기적 기술개발의 혜택이 인류에게 돌아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아직 생물의 새포조직하나도 스스로 만들지 못하는 인간이 자연의
섭리를 뒤흔들어 놓았을떼 그것이 몰고 올지도 모르는 엄청난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은 떨쳐버리기 어렵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