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드는 제품 하나없이 1년에 매출 100억달러 이상을 올린다.

매출액 가운데 12%이상을 이익으로 남기면서 연평균 15%안팎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7만5,000여 종업원이 35개국 8,000여 고객으로부터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의 정보기술(IT: Information Technology)산업계의 최일선을 달리고
있는 EDS(Electronic Data Systems)사의 실상이다.

얼마전 미 애틀랜타에서 열린 컴덱스(COMDEX) 춘계전시회를 참관하고
댈라스와 디트로이트에 있는 EDS의 몇몇 사무실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솔직히 방문전에는 이 회사에 대해 단순히 컴퓨터기술을 이용해 돈을 버는
기업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들여다보니 IT로 무장하고 정보와 관련이 있는 어떤 사업도 해낼수
있다는 자신을 갖고 정보화사회의 핵심 신산업이라 할수 있는 IT 산업을
일구어 가고 있었다.

컴퓨터와 이를 연결하는 통신망을 통해 만들어지는 모든 형태의 기술을
활용해 각종 비즈니스에 참여하고 있다.

컨설팅사업, 시스템개발, 시스템통합(SI), 시스템관리, 기타 전문 서비스
등은 이미 잘 알려진 것들이다.

그러나 IT기술을 갖추고 종전과 다른 형태의 경영 해결사를 자처하는 이들
을 주목해야 한다.

펼치고 있는 컨설팅이 결코 1회성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기존의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미국 회계분야 6대 컨설팅 업체들이 앞으로
5년간 EDS IBM 유니시스등 신규진출한 IT산업계의 3개회사에 빼앗겨야 할
인원이 1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EDS는 근래들어 초고속 정보망구축과 멀티미디어 환경이 조성
되면서 가지고 있는 IT를 바탕으로 주문형비디오(VOD) 홈쇼핑 가상현실분야
등에도 진출하고 있다.

스팩트라다인사와 공동으로 2,200개 미국내 호텔에 인공위성을 통해 영화를
공급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애플사와는 홈쇼핑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EDS는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사업에도 진출하고 있다.

인포테인먼트는 인포메이션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다.

IT를 가지고 영화 연극 오락등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요리하려고 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월드컵 대회에서 이 회사는 인포테인먼트 사업을 한건했다.

IT를 가지고 또 다른 돈벌이를 개발하겠다는 의욕이 디트로이트에 숨어
있다.

가상현실을 활용해 IT비즈니스를 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대형공장 건설, 자동차모델제작, 공군의 전쟁놀이, 건축설계, 인테리어,
오락, 전자게임, 도시계획 등을 IT와 가상현실기법을 결합시켜 사업화하려고
가상현실기법만을 소개하는 쇼룸을 이곳에 열었다.

이미 셸 석유회사가 영국 북해연안에 정유공장을 짓기에 앞서 가상현실
기술로 공장을 지어달라고 주문했다 한다.

굴뚝이 있는 것도 아니요, 생산라인이 있는 공장도 없으면서 IT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 내고 있다.

EDS는 지난91년 50억달러의 적자를 내며 기울어가던 거대공룡 GM을 IT로
회생시킨 능력도 보였다.

정보기술이 기업의 경쟁력을 살리는데 큰 몫을 한 것이다.

우리는 지금 세기말을 살면서 다음세기를 주도할 거대한 신비즈니스의
탄생을 지켜보고 있다.

94년도 미국의 IT시장 규모는 3,800억달러로 추정된다.

향후 5년간 연평균 10.5%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경제는 4%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금년은 2.3%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볼때 IT산업의 신장은 대단한 것이다.

애틀랜타의 컴덱스 쇼에서 느낀 것은 컴퓨터가 이제는 통신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 되어간다는 것이다.

PC의 등장을 기점으로 시작된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의 전환은 정보
기술의 발전을 가속화시켜 왔다.

그리고 지금은 IT에 바탕을 둔 아주 다양한 IT비즈니스가 탄생하고 이것들
이 IT산업을 형성해 가고 있다.

컴퓨터를 "전산"개념으로 보는 우리의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

정보산업을 일으키자는 막연한 외침은 삼가야 할 것이다.

산업 사회에서는 우리가 뒤졌으나 정보화 사회에서는 비슷하게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들도 맞지 않는다.

남들은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IT분야를 끌어올렸다.

지금은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우리가 정보화 사회를 실질적으로 대비하려면 IT 산업에 눈을 떠야 한다.

이 속에는 우리경제 미래의 효자산업이 있을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