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 S씨가 어버이날인 8일 아침 전화를 했다.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어버이날 선물을 받은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스토리는 사실 평범하다.

S씨는 일년여 전부터 13세 아들에게 골프를 가르켰다.

수영이나 태권도를 가르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왕이면 골프를
배우게 하는 것도 장래를 위해 좋을 것이란 생각에서 였다.

물론 S씨는 핸디캡 5의 골프광이었다.

일요일인 지난 7일 S씨는 아들을 데리고 서울근교의 퍼블릭코스를
찾았다.

그런데 몇번홀인가,140야드의 파3홀에서 아들은 온그린에 성공하더니
약 4m거리의 버디퍼트를 덜컥 성공시켰다.

난생 첫 버디. 아들은 펄쩍 펄쩍 뛰며 좋아했다.

S씨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세상에서 아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였다.

S씨는 생각했다.

"아들은 저 버디하나로 골프를 더욱 진정으로 사랑하게 될지 모른다.

나의 유일한 취미가 골프인데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인생의 첫버디를
잡고 골프를 좋아하게 되는 것 만큼 더 반가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골프와 관련한 가장 의미있는 어버이날 선물. 그런 즐거움은 골퍼들
만이 이해하고 골퍼들만이 누릴수 있는 행복일 것이다.

< 김흥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