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지령 1만호를 축하한다.

한국경제신문은 1964년 10월12일 일간 경제신문으로 창간된후 30년이 지난
오늘 지령 1만호를 맞게 되었다.

바로 그 30년은 한국경제가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선진경제에 접근해
가는 과정이었다.

이 한국경제발전의 과정이 지금까지 발행된 1만호의 한국경제신문에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한국경제신문은 우리 경제의 역사라 할수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오늘날 여러 독자층에서 널리 읽히는 이유가 몇가지 있다.

첫째로 한국경제신문이 지니고 있는 균형된 감각이다.

사실 신문은 선동주의로 흐르기 쉽다.

언론은 우선 독자들의 시선을 끌어야 하므로 논리 이전에 감정을
앞세우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우리는 한국의 많은 경제문제 중에서 적지 않은 것들이 언론의 선동주의
때문에 어려움이 더해지는 경우를 본다.

그러나 다행히 한국경제신문에서는 그다지 강한 선동주의를 찾아볼수
없다.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노사협력 캠페인을 벌임으로써 경쟁과 협동의 조화를
꾀하는 것도 바로 균형감각을 지니고 있다는 증거라 하겠다.

둘째로 한국경제신문은 다양한 견해를 보여주고 있다.

다른 어느 신문보다 더 많은 토론이 있고 여러 다른 측면의 견해가 개진
되고 있다.

지난날 권위주의적 정권에 의해 오로지 하나의 방향으로만 정책이
이루어지던 때와는 달리 오늘날은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아니한 정책은 그
목표도 달성되지 않을뿐 아니라 오히려 사회적 혼란만 가중시키게 된다.

바로 이러한 때에 여러 계층의 견해를 소개함으로써 토론을 유도하고
보다 광범위한 의견으로부터 합의를 추출하는 일은 우리 언론이 담당해야
할 중요한 임무라 하겠다.

이제 앞으로의 한국경제신문 발전을 위해 독자로서 바라는 바를 몇가지
말해보자.

오늘의 사회를 정보화의 사회이고 지식산업의 사회라 한다.

이러한 사회에서 언론은 더욱 중요해진다.

왜냐하면 정보와 지식이 홍수를 이룰수록 그것들을 처리하고 분석하는
일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론은 이 정보와 지식들을 정리하고 해석하여 보다 쉽게 이해될수
있는 형태로 독자들에게 전달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정보사회니,지식산업이니 하는 모든 개념들은 결국 경제와 가장
깊은 관계가 있는 말이다.

따라서 경제신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여기서 경제신문의 나아갈 방향도 분명해진다.

정보화와 지식사회에서 경제신문은 보다 전문성있는 정보선택능력과 해설
능력을 지녀야 한다.

적당히 사회적 통념에 의존하는 정보선택과 해설은 새로운 사회의 경제
신문의 모습이 될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문기자양성의 필요성을 지적할수 있을 것이다.

전문기자들에 의한 심층기사만이 경제신문의 존재가치를 유지해 줄 것이다.

우리가 맞고 있는 혁신의 시대는 신문이라는 언론매체에도 혁신을 요구할
것이다.

날로 발전하고 있는 전자통신망은 새로이 등장하는 언론매체가 될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경제신문도 다양한 독자를 확보할수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예컨대 우리사회에서 여성들의 참여가 크게 높아질 것이다.

여성들의 경제사회 참여는 우리사회를 보다 선진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경제신문은 여성들의 경제사회 참여를 촉진하는데 기여해야 할뿐 아니라
그들을 독자로 확보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령 1만호를 맞는 한국경제신문의 새롭고 내실있는 변화와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