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는 무엇보다 자연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즐길수 있는 여가
스포츠란 점이 큰 매력이다.

여기에 끈질긴 인내와 흐트러진 마음을 순화하는 자기 수양의 노력을
더한다면 레저스포츠의 수준을 넘어 도의 경지에 이르게 되니 이름하여
조도라 할수 있을 것이다.

정도낚시를 갈망하는 낚시인은 고기욕심이 없이 그저 외바늘 채비의
낚씨대 한대로 족하며, 욕망과 병들고 찌든 마음 한조각 한조각을 미끼삼아
물속에 담궜다 걷어 올리면 예리한 은린에는 누렇고 통통한 붕어대신 순결한
처녀의 가슴같은 심성이 낚여옴을 느낄수 있으니 어찌 이를 조사라 하지
않겠는가.

참낚시를 통한 심신의 수련으로 직원 상호간 친목도로와 인화단결을 꾀하여
명랑하고 활기찬 직장생활을 영위함을 목적으로 하는 "한남투자낚시회"는
91년3월20일 56명의 회원등록과 함께 닻을 올렸다.

연중 봄, 가을 2차례 정기대회를 하는데 매번 30여명의 회원이 참석하여
우의를 돈독히 하며 낚시에 몰입한다.

한남투신낚시회는 여느 낚시회 마냥 등수를 매겨서 시상도 하는데 다른곳
에서 찾을수 없는 몇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고기거래 없기, 큰고기 잡았다고 소리치기 없기, 술먹고 고스톱치기 없기,
낚시흔적 안남기기, 대회종료후 대화의 시간 갖기등이다.

전북 고창군 대산면 중산지에서 열린 제3회대회에서 잠깐 한눈을 팔고있던
강남지점 박수철차장의 낚시대에 물린 그날의 최대어인 35cm 월척을 화정동
영업점 정정근차장이 낚았다.

시상식때 과연 그 불어가 누구의 붕어인가에 대해 열띤 공방을 펼친적도
있다.

92년4월 전북고창 칠거리지에서 생긴 일이다.

또 김서진금남로지점장이 34cm의 월척을 하고 집에돌아와 붕어를 수족관에
넣어두고 출근을 했다.

퇴근후 어탁을 뜨기위해 회원들이 지점장의 집을 방문했을때, 그 불어는
이미 광주호에 방생된 후였다.

김지점장의 부인이 그 고기가 어찌나 크고 가엽던지 놓아준 것이다.

그 월척의 방생덕분인지 그후 금남로지점의 예금고가 부쩍늘어 그해
최우수 영업점의 영예를 안았다.

한남투자신탁 낚시회의 고문으로 조력 45년의 달인 정종석 상임감사, 초대
회장 서량석이사, 2대 윤석원 국제업무팀장, 3대는 필자인 노승범 채권
운영팀장, 총무로는 이혁주영업부차장이 줄곳 맡아오고 있다.

우리 한남투자신탁 낚시회원들은 봄햇살 만큼이나 유쾌하고 자연스럽다.

낚시를 통하여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어버리고 상큼한 새출발을 하기 때문
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