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래 <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 >

[[[ 조선산업 ]]]

일본은 80년대 후반이후 세계조선시장의 35~45%, 한국은 20~30%를 차지하여
나란히 세계 1,2위 조선대국의 자리를 지켜왔다.

한국은 93년에 950만GT를 수주하여 사상최초로 세계 1위의 수주를 기록
하였고 작년에는 일본에게 우위를 빼앗겼으나 금년초부터는 한.일간의
신조선경쟁이 다시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사업을 선종별로 구분해 볼 경우 유조선 살물선 일반화물선과 같은
재래선종부문에서는 엔고로 인한 국내업체의 가격경쟁력때문에 한.일간
조선사업의 총체적인 경쟁력차이가 아주 작거나 대등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LNG선,고속화물선등 고부가가치 선종에서는 아직도 설계기술,
건조기술, 생산성등 비가격경쟁력의 격차가 심하여 전반적인 경쟁력에서
일본에게 많이 뒤지는 실정이다.

세계 신조선수요의 80%이상을 차지하는 유조선과 화물선의 경우 가격
경쟁력, 즉 선가가 수주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이다.

선가는 건조비용에 의하여 결정되고 건조비용의 90%를 차지하는 자재비와
인건비에서 국내업계가 일본에 대하여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일본 조선업계의 지속적인 원가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계속되고
있는 엔고의 영향으로 한국은 일본에 대하여 작게는 10%, 크게는 20%정도의
가격경쟁력우위를 가격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고및 국내
임금수준의 상승추세를 대비하여야 한다.

이를위하여 효울적인 생산공정관리및 기능수준향상을 통한 생산성 제고와
용접,절단,도장등 건조공정의 자동화추진이 시급히 요망된다.

조선산업의 비가격경쟁력을 구성하는 요소로 우선 건조능력을 보면, 최근
한국 조선업계의 도크 증성결과 곧 700만GT수준으로 생산능력이 확충되어
일본의 약 900만 GT와 대비할 경우 수주경쟁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건조기술의 경우 한.일간 격차는 일본을 100으로 할 경우 한국이
80정도의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후진조선국의 추격과 원가의 절상추세에 대비하기 위해서 일본 수준의
건조기술및 확보가 가장 중요한 관건임에 틀림없다.

건조기술중 설계기술 부분에서는 초기 견적설계및 기초설계면에서의 격차
해소가 시급하며, 관리기술 부분 서는 생산공정관리및 자재관리기술면에서의
취약점을 보강해야 한다.

또한 관련산업에 대한 기술파급효과와 향후 새로운 선종 수요의 대두
가능성을 고려하여 조선자동화 시스템을 정착, 고속화물선의 건조등 신기술
개발과 활용이 강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작년에 설립된 한국조선기술 연구조합의 활성화등과 같은
산.학.연 공동이 노력이 필요하다.

그밖에 마케팅및 A/S능력등 일본조선업체에 비하여 뒤지는 조선산업의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의 경쟁력제고를 위한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국내 조선업체들의 조선전업도를 점진적으로 낮추어 장기적인 경영
안정을 도모해야 조선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끝으로 정부는 조선산업의 내수기반확충을 위하여 국내 해운업 육성책과
같은 산업정책적 차원에서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