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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컴퓨터] (상) 곳곳이 컴퓨터..의식없는 '생활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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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의 컴퓨터는 현재보다 눈부시게 발전해 있겠지만 지금의 컴퓨터와는
    대단히 다른 모습으로 인간의 옆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사이언티픽어메리컨지는 최근 "21세기의 컴퓨터"라는 특집호를
    통해 컴퓨터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 논문들을 소개하면서 미래의 컴퓨터를
    전망했다.

    이를 3회에 걸쳐 소개한다.
    < 편집자주 >
    ***********************************************************************

    셀양은 커피냄새를 맡으며 아침에 일어난다.

    자명종시계가 예약시간 몇분전 그녀가 뒤척이는 소리를 듣고 "커피를
    마시겠냐"고 물어봐 그녀가 "그래"라고 대답하자 기상시간에 맞춰 커피가
    끓여진 것이다.

    그녀는 아침식사중 신문을 읽다가 재미있는 기사를 발견하고 펜으로
    신문이름,날짜,지면,기사내용에 줄을 긋는다.

    이 내용은 그대로 셀양의 사무실로 전송이 된다.

    출근을 위해 차를 몰고나오면 전방의 거울에 도로별 교통상황이 나오므로
    막히는 길을 피할 수 있다.

    회사주차장에 도착하면 주차가능한 구역이 거울에 나타나 그곳에 주차하고
    나면 셀양의 컴퓨터는 이때쯤 스스로 로그인에 들어간다.

    셀양의 최근 같은 과제를 맡아 사무실을 "가상"으로 같이 쓰고 있는
    부라운씨와 컴퓨터로 인사를 하고 일을 한다.

    가상으로 사무실을 같이 쓴다는 것은 서로의 컴퓨터에 수시로 드나들 수
    있다는 의미이다.

    얼마후 셀양의 책상위에 놓인 작은 컴퓨터에서 부라운씨가 불러내는 표시가
    나타나 그녀는 벽에 걸린 커다란 컴퓨터를 쳐다본다.

    대형컴퓨터화면에 나타난 부라운씨는 문서를 들고 그녀와 의논을 한다.

    21세기의 컴퓨터가 그려내는 모습이다.

    최근 사이언티픽어메리컨지는 21세기의 컴퓨터를 "도처에 존재하는 컴퓨터
    (Ubiqitous Computer)"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있다.

    UC라는 개념은 현재의 컴퓨터개념을 발전시킨 것이 아니라 오히려 뒤집은
    것이다.

    현재 가장 진보된 컴퓨터시스템이라해도 컴퓨터는 그자체의 세계속에서
    돌아가는 기계이다.

    사용자는 특수한 용어와 일정한 단계를 거쳐야만 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고
    컴퓨터는 인간의 생활과는 별도로 존재한다.

    그러나 UC는 인간의 생활속에 퍼지면서 녹아 들어간다.

    생활속에 녹아들어간 컴퓨터는 무대에서 배우를 돋보이게 하면서 눈에
    뜨이지않는 배경처럼 우리생활 곳곳에 스며들어간다.

    현재 우리가 보는 컴퓨터모습은 사라지는 것이다.

    글을 쓸 때 종이를 놓는 방법,펜을 잡는 방법,글자를 쓰는 방법을 의식하지
    않아도 누구나 글을 쉽게 쓸 수 있는 것처럼 컴퓨터를 쓴다.

    소리나 화면이 등장하지만 멀티미디어컴퓨터와는 다르다.

    또 세상을 컴퓨터안에 끌어들인 "가상현실(Virtual Reality)"과는 오히려
    반대개념이 된다.

    안경과 특수복장을 입고 체험하는 가상현실은 안경과 복장을 입지 않으면
    경험할 수 없다.

    날씨나 나무,우연한 만남등 실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하고 풍부한
    이 우주속의 경험은 만들어지지않는 것이다.

    그러나 UC의 환경에서는 이 모든 경험이 가능해진다.

    이런 면에서 UC는 "실체화된 가상(Embodied Virtuality)"에 가깝고 보이지
    않는 컴퓨터이다.

    플러그만 꽂으면 작동한다는 "플러그 앤드 플레이(Plug and Play)"개념도
    한 단계 뛰어넘는 것이다.

    UC는 컴퓨터를 사용할 때마다 의식적으로 많은 선택의 과정을 거치는데서
    자유로워져야만 인간이 그이상의 목적에 관심을 둘 수 있을 것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UC가 되기위해선 컴퓨터의 물리적형태도 달라진다.

    명함정도크기의 탭컴퓨터,책만한 크기의 패드컴퓨터,게시판만한 크기의
    보드컴퓨터까지 있다.

    탭컴퓨터는 뱃지처럼 달고다닐 수도 있고 패드컴퓨터는 언제 어느 장소에나
    종이처럼 널려있어 아무나 들고 쓸 수 있는 컴퓨터이다.

    보드컴퓨터는 벽걸이처럼 벽에 걸어두고 회의용이나 게시판처럼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정도는 초보단계일 뿐이다.

    실제로 더욱 중요한 것은 이들 컴퓨터가 모두 한층 진보된 의미의
    사용자인터페이스를 구현해낸다는 것이다.

    탭컴퓨터는 잘못 놓여진 책을 제자리에 두도록 컴퓨터사용자에게 신호를
    보내주며 문서가 놓인 서랍이 열리게할 수도 있다.

    이처럼 마치 도처에 컴퓨터가 깔리면 그리고 이들이 도처에 깔린 네트워크
    에 의해 연결이 된다면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위협받고 전체주의사회화되는
    것은 아닌가.

    또 사람들이 얼굴을 마주보고 행하는 대인접촉은 더욱 줄어드는 메마른
    사회가 되지않을까하는 우려도 나올 수 있다.

    이에 대해 과학자들은 그렇지않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네트워크시스템에는 개인의 정보를 저장하면서도 하나의
    컴퓨터에서 다른 컴퓨터로 정보가 이전되는 것을 차단시키는 암호표기기술이
    다행히도 이미 개발돼있다.

    또 가상현실에서는 인간을 외부세계와 차단시키지만 UC는 현실의 세계를
    실체화시키므로 인간의 세계가 그대로 존재하며 인간들의 상호작용도 여전히
    남아있게 된다.

    따라서 오히려 컴퓨터중독자들이 지금보다도 줄어드는 세계가 되고 마치
    1920년대의 라디오가 현재 그런것처럼 모든 사회,모든 계층에 파고들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전망하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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