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은 원래 노예 죄수 막벌이군등의 집단을 뜻하는 것이었으나 오늘날
에는 반사회적 폭력적 수법적 범죄집단을 가리키는 것이 되었다.

갱은 미국사회에서 처음으로 생겨났다.

1800년대부터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뉴올리안스 등 대도시에서
머리를 들기 시작했다.

20세기에 들어 와서는 1차대전후 금주법 시행기에 볼수 있었던 대중의
준법의식 해이, 자동차의 발달, 총기류의 보급, 도시의 급팽창이 조직적
범죄집단의 확산을 가속화 시켰다.

갱이 생겨나는 온상은 주로 대도시의 빈민가, 특히 빈민가의 가난한
이민 가정이었다.

갱은 두가지 유형이 있었다.

시카고의 암흑가를 주름 잡은 알 카포네나 뉴욕엣 매춘업 마약밀매로
막대한 돈을 번 러키 루치아노와 같은 이탈리아계 이민의 기업적 두뇌형
의 갱이 한 부류이고 미국 중서부를 중심으로 서부영화의 무법자들 처럼
앞뒤를 가리지 않은채 유괴와 은행강도 짓을 한 델린저와 같은 선이주민
계의 소규모 갱이 다른 부류다.

갱의 발상지 담게 미국에서는 갱을 주제로 한 소설이나 영화가 많이
나왔다.

E 헤밍웨이의 "살인자", R 버닛의 "작은 시저" 등이 암흑가 소설로
유명하다.

"작은 시저"를 영화화한 "범죄왕 리코"를 비롯 "놈은 실력자다"
"워터프론트"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대부" 등은 갱영화의 대표작
들이다.

특히 마피아의 가족애와 내분, 갈등과 세력다툼을 그린 마리오 푸조
원작, 프란시스 코를라 감독의 "대부"는 헐리우드가 20세기에 내놓은
영화들중 최대의 화제작이 되었다.

이 작품은 갱단의 두목을 대부라는 이름으로 격상시켜 놓기까지 했다.

기독교에서 어린이의 세례나 기성신자의 견진례에 영혼의 조력자,
신앙의 증인으로 세워지는 사람에게 붙여지는 명칭이 평가절하된
것이다.

얼마전에는 한국에서 "모래시계"라는 방송드라머가 방영되어 폭력을
미화시켰다는 부정적 여론의 질타를 받은바 있다.

"대부"가 폭력을 가족애와 교묘히 결합시켜 미화했듯이 폭력을
정치와 결부시켜 미화했다는 것이었다.

엊그제는 70년대 3대폭력조직의 하나였던 "양은이파" 두목이 장기
복역을 미치고 출소하는 교도서에 "모래시계"의 한 장면을 떠올릴
정도로 많은 옛동료와 부하들이 몰려와 요란한 환영을 했다는
소식이다.

두목은 감옥에 있었지만 조직은 온존해 왔다는 증좌이기도 하다.

폭력과 권력이 공생해 온 미국의 재판이 아니길 빌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