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주식시장은 900선을 전후로 바닥다지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주식시장을 짓눌러온 고금리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검찰의 작전
종목수사 발표등 장외악재가 대기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증시는 주중반까지는 규제완화기대와 낙폭과대에 따른 반발매수세에
힘입어 은행과 대우그룹주등 저가대형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주후반 검찰의 부광약품등 작전종목 관련자구속수사 소식이
나오면서 주식시장은 삽시간에 무기력중증을 보였다.

마지노선처럼 여겨지던 종합주가지수 900선이 지난해 6월이후 8개월만에
힘없이 붕괴됐다.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연중최저치를 기록했다.

작전이 횡행했던 중소형종목들이 폭락세를 보였다.

반면 은행주와 삼성전자 포철등 블루칩들은 강보합세를 보이며 주도주
가능성을 탐색 대조를 보였다.

기관투자가들은 비록 주문규모는 크게 줄였지만 은행과 블루칩을 중심으로
소폭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일반투자자들은 일단 시장을 떠나고 보자는 식의 투매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그동안 줄곧 "팔자"에 나섰던 외국인은 조심스럽게 사자물량을
늘렸다.

이번주 증시는 뚜렷한 악재가 기다리고 있어 상승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큰폭의 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초에 나올 부광약품 작전수사결과 발표는 이미 주가에 많이 반영되긴
했지만 취약한 시장에 폭넓은 파장을 미칠 것이다.

특히 중소형규모의 개별재료 종목들이 약세행진을 벌이면서 다시 900선이
붕괴될 수도 있다.

기술적 지표로 볼때도 아직 종합주가지수의 바닥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기대를 모았던 W자모양의 쌍바닥형성여부는 지난주의 폭락으로 인해
불분명해졌다.

그러나 거래량과 거래대금등 지표가 경험적인 바닥권이라는 점에서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전자등 대형우량주들이 4개월가량의 조정을 거친 다음 상승추세를
유지하고 있고 은행등 저가대형주들도 주가가 강한 하방경직성을 띠고 있다.

이들 종목들은 경기호전추세의 지속, 외국인의 매도물량축소등을 버팀목
으로 장세의 상승전환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수급.자금사정=이번주 유상청약규모는 2백22억원에 불과하고 악성대기
매물인 미수금도 8백87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어 공급쪽은 어느때보다 적은
편이다.

블루칩등의 상승반전으로 기관의 운신폭이 넓어진다면 시장의 전반적인
매수세도 커질 것이다.

그러나 금리는 여전히 상승세를 타고 있어 자금사정이 특별히 좋아질
가능성은 없다.

주식매수대기 자금인 고객예탁금도 여전히 감소세이다.

<>.투자전략=증시여건이 불투명한 취약장세에서는 실적과 내재가치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거래량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은행주들은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은 수준이다.

3월부터 시행되는 금융전업가제도등 재료도 있다.

삼성전자등 대형우량주들도 그동안 조정을 오래 거친데다 실적도 좋은
편이다.

그러나 기관매수세가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개별재료를 안고 강세를 보였던 중소형주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들 종목군은 전반적인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검찰수사라는 악재가 나왔기
때문에 장기적인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 정진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