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논단] 나진/선봉진출 정치/경제적 의의 .. 박성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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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상 < 동아시아경제연구소장 >
제5차 동북아 경제회의가 지난 16~17일 이틀동안 일본 니가타에서 개최
됐다.
이 회의는 1,2차 장춘회의와 블라디보스토크 회의에 이어 우리나라 용평
에서 열렸던 회의와는 달리 대성황을 이루었다.
그 이유는 몇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니가타현 지사가 이 회의를 주최했고 일본외무성 북한국교회담대사
인 엔도 데쓰야씨가 일본정부대표로는 처음으로 이 회의에 참석했다는
점이다.
엔도대사는 "일본정부가 조건없이 북한에 국교재개를 위한 회담을 할것을
제의했고 이제는 공이 북한쪽으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와 아시아개발은행(ADB), 그리고 유럽개발
은행대표들이 처음으로 이 회의에 참석함으로써 유엔개발계획(UNDP)이
두만강유역개발사업에 적극적이라는 것을 입중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부들, 그리고 연구원 학자등 모두 42명의
대표가 참석했다.
이처럼 한국기업들이 두만강개발사업에 적극적 자세를 보였다는 것은
괄목할만한 변화라고 할수 있다.
북한계인 도쿄소재 조선대학에서도 교수가 참석했다.
중국에서 11명, 몽골 6명, 러시아 3명, 미국 11명과 영국 독일 스웨덴
등에서 학자들이 참석했다는 것은 두만강개발사업이 세계적 관심사로 부상
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듯했다.
참석자는 6백명이었다.
북한측은 작년 10월 일본 니가타에서의 준비회의때는 대외경제협력위원회의
김정우와 임태덕외에 3명의 대표가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보였으나 2월16~
17일이 김정일의 생일축하일과 겹쳐서인지 니가타 회의에는 아무도 참석지
않았다.
대신 나진.선봉발전계획을 도와주는 토의를 해달라는 비디오 인터뷰장면만
을 보내왔다.
회의가 진행되면서 두만강개발사업이 중국에서는 연길.도문.혼춘등 조선족
자치구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지역의 작년도 공업생산 증가율은
27%로 중국전체 공업생산 증가율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을 알게됐다.
또 한국기업이 이 지역에 2백여개사나 투자진출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러시아에서는 연해주 부지사가 대표로 참석, 블라디보스토크에 6개외국기업
이 투자진출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럽개발은행은 사무소를 블라디보스토크에 개설한데다 소장이 이번
회의에 참석, 유럽개발은행도 러시아 극동지방 발전을 위해 적극지원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UNDP는 북한이 나진에 공업단지를 4월에 착공해서 10월에 완공한다는 소식
을 전했다.
북한은 그간 땅만 빌려주면 공장부지는 투자자가 조성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초청받은 우리기업인들이 이지역을 돌아보고는 전기와 상하수도, 그리고
도로도 없는 허허벌판을 가리키면서 당황했던 것도 당연했다.
그래서 이 지역을 다녀온 사람들은 말문이 막혔던 것이다.
UNDP와 기타 전문가들은 북한당국도 중국처럼 정부가 공단을 조성해야
투자를 유치할수 있다고 권고했고 그래서 나진에 처음으로 공단을 조성한다
는 것이다.
북한에 관한 여러가지 정세를 종합해보면 두만강이외 지역은 개방을 고려
하고 있는것 같지 않다.
그러나 나진과 선봉만은 자유경제특구로 설정하고 중국이 처음 시작한
심 개발처럼 철조망으로 여타 지역과는 완전 격리할것 같다.
북한은 그동안 외국인투자를 유치해 보았으나 대부분 실패했고 결국 한국
기업의 투자가 이루어져야만 외국기업도 뒤따라 들어올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한국기업유치의 필요성을 느끼게된것 같다.
그러나 한국기업이 아무곳에나 공장을 세우고, 공장기술자나 종업원이
자가용차로 출퇴근하고, 주말여행 다니며 TV 냉장고를 놓고 생활하는 것을
북한주민이 보게 된다면 심각한 일이 아닐수 없다.
그래서 정권이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북한당국은 나진 선봉
지대의 두만강지역만 개방하겠다는 뜻을 비친것으로 생각된다.
현재로서는 북한의 나진 선봉 경제특구에 우리나라 노동집약적 중소기업이
진출하는 것이 통일을 앞두고 정치 경제적 측면에서 유익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나진 선봉지대는 전기 수도 도로 항만등 인프라가 부족, 대기업에 의한
대단위생산공장의 진출은 어렵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중소제조업,특히 생선가공 봉제 신발 부품생산등 노동집약적 생산
공장은 전기 수도 도로등이 부족하더라도 생산활동에 제약이 비교적 적기
때문에 진출을 권장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된다.
중국이나 동남아로 공장을 옮기기 보다 통일이되면 국내 다른 곳에 공장을
갖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두만강유역, 즉 나진 선봉에 투자해서 다른나라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경제적 이득이 있다면 그곳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게다가 두만강유역 개발이 본궤도에 오르면 홍콩 심수와 같은 번영을
바랄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할수 있다.
다행히 북한은 이지역에 부족한 전기공급을 늘리기 위해 미국의 스탠턴
그룹을 초청했고 이 회사 기술진이 북한에 입국해서 기초조사를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만일 나진 선봉이 UNDP가 계획하는대로 연길 혼춘 자르비노 블라디보스토크
와 동시에 발전하면 북한의 다른지역 개발도 촉진될 것이다.
중국의 심수가 그랬듯이 원산 신의주 남포등도 자유경제특구로 만들자는
북한내부의 움직임을 막기 어렵게 될것이고 이는 전면개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개방이 확대되면 정치적 폐쇄성에서 벗어나지 않을수 없게될 것이고 결국은
이 개방물결이 통일을 앞당길수도 있을 것이다.
기업이 나진 선봉에 투자를 하게되면 그 허가절차상 북한당국이 남한당국
과의 회담에 응하지 않을수 없게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지역 투자권장을 통한 경제협력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하는 물꼬트기역할을 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7일자).
제5차 동북아 경제회의가 지난 16~17일 이틀동안 일본 니가타에서 개최
됐다.
이 회의는 1,2차 장춘회의와 블라디보스토크 회의에 이어 우리나라 용평
에서 열렸던 회의와는 달리 대성황을 이루었다.
그 이유는 몇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니가타현 지사가 이 회의를 주최했고 일본외무성 북한국교회담대사
인 엔도 데쓰야씨가 일본정부대표로는 처음으로 이 회의에 참석했다는
점이다.
엔도대사는 "일본정부가 조건없이 북한에 국교재개를 위한 회담을 할것을
제의했고 이제는 공이 북한쪽으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와 아시아개발은행(ADB), 그리고 유럽개발
은행대표들이 처음으로 이 회의에 참석함으로써 유엔개발계획(UNDP)이
두만강유역개발사업에 적극적이라는 것을 입중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부들, 그리고 연구원 학자등 모두 42명의
대표가 참석했다.
이처럼 한국기업들이 두만강개발사업에 적극적 자세를 보였다는 것은
괄목할만한 변화라고 할수 있다.
북한계인 도쿄소재 조선대학에서도 교수가 참석했다.
중국에서 11명, 몽골 6명, 러시아 3명, 미국 11명과 영국 독일 스웨덴
등에서 학자들이 참석했다는 것은 두만강개발사업이 세계적 관심사로 부상
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듯했다.
참석자는 6백명이었다.
북한측은 작년 10월 일본 니가타에서의 준비회의때는 대외경제협력위원회의
김정우와 임태덕외에 3명의 대표가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보였으나 2월16~
17일이 김정일의 생일축하일과 겹쳐서인지 니가타 회의에는 아무도 참석지
않았다.
대신 나진.선봉발전계획을 도와주는 토의를 해달라는 비디오 인터뷰장면만
을 보내왔다.
회의가 진행되면서 두만강개발사업이 중국에서는 연길.도문.혼춘등 조선족
자치구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이지역의 작년도 공업생산 증가율은
27%로 중국전체 공업생산 증가율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을 알게됐다.
또 한국기업이 이 지역에 2백여개사나 투자진출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러시아에서는 연해주 부지사가 대표로 참석, 블라디보스토크에 6개외국기업
이 투자진출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럽개발은행은 사무소를 블라디보스토크에 개설한데다 소장이 이번
회의에 참석, 유럽개발은행도 러시아 극동지방 발전을 위해 적극지원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UNDP는 북한이 나진에 공업단지를 4월에 착공해서 10월에 완공한다는 소식
을 전했다.
북한은 그간 땅만 빌려주면 공장부지는 투자자가 조성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
초청받은 우리기업인들이 이지역을 돌아보고는 전기와 상하수도, 그리고
도로도 없는 허허벌판을 가리키면서 당황했던 것도 당연했다.
그래서 이 지역을 다녀온 사람들은 말문이 막혔던 것이다.
UNDP와 기타 전문가들은 북한당국도 중국처럼 정부가 공단을 조성해야
투자를 유치할수 있다고 권고했고 그래서 나진에 처음으로 공단을 조성한다
는 것이다.
북한에 관한 여러가지 정세를 종합해보면 두만강이외 지역은 개방을 고려
하고 있는것 같지 않다.
그러나 나진과 선봉만은 자유경제특구로 설정하고 중국이 처음 시작한
심 개발처럼 철조망으로 여타 지역과는 완전 격리할것 같다.
북한은 그동안 외국인투자를 유치해 보았으나 대부분 실패했고 결국 한국
기업의 투자가 이루어져야만 외국기업도 뒤따라 들어올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한국기업유치의 필요성을 느끼게된것 같다.
그러나 한국기업이 아무곳에나 공장을 세우고, 공장기술자나 종업원이
자가용차로 출퇴근하고, 주말여행 다니며 TV 냉장고를 놓고 생활하는 것을
북한주민이 보게 된다면 심각한 일이 아닐수 없다.
그래서 정권이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북한당국은 나진 선봉
지대의 두만강지역만 개방하겠다는 뜻을 비친것으로 생각된다.
현재로서는 북한의 나진 선봉 경제특구에 우리나라 노동집약적 중소기업이
진출하는 것이 통일을 앞두고 정치 경제적 측면에서 유익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나진 선봉지대는 전기 수도 도로 항만등 인프라가 부족, 대기업에 의한
대단위생산공장의 진출은 어렵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중소제조업,특히 생선가공 봉제 신발 부품생산등 노동집약적 생산
공장은 전기 수도 도로등이 부족하더라도 생산활동에 제약이 비교적 적기
때문에 진출을 권장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된다.
중국이나 동남아로 공장을 옮기기 보다 통일이되면 국내 다른 곳에 공장을
갖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두만강유역, 즉 나진 선봉에 투자해서 다른나라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경제적 이득이 있다면 그곳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게다가 두만강유역 개발이 본궤도에 오르면 홍콩 심수와 같은 번영을
바랄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할수 있다.
다행히 북한은 이지역에 부족한 전기공급을 늘리기 위해 미국의 스탠턴
그룹을 초청했고 이 회사 기술진이 북한에 입국해서 기초조사를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만일 나진 선봉이 UNDP가 계획하는대로 연길 혼춘 자르비노 블라디보스토크
와 동시에 발전하면 북한의 다른지역 개발도 촉진될 것이다.
중국의 심수가 그랬듯이 원산 신의주 남포등도 자유경제특구로 만들자는
북한내부의 움직임을 막기 어렵게 될것이고 이는 전면개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개방이 확대되면 정치적 폐쇄성에서 벗어나지 않을수 없게될 것이고 결국은
이 개방물결이 통일을 앞당길수도 있을 것이다.
기업이 나진 선봉에 투자를 하게되면 그 허가절차상 북한당국이 남한당국
과의 회담에 응하지 않을수 없게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지역 투자권장을 통한 경제협력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유도하는 물꼬트기역할을 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