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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대통령은 오는 3월2일부터 15일까지 프랑스와 독일 영국 벨기에등
유럽연합(EU)국가를 순방한다.

이와 때를 같이해 국내 기업들은 유럽에 대한 투자를 확대,현지화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국가들도 최근 대아시아 정책보고서를 내놓고 한국에 대한 시장
접근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

겉으로는 양측간에 동반자관계를 정립할수 있는 우호적인 분위기가
무르익은듯하다.

그러나 유럽국가들이 거대한 경제블럭을 앞세워 우리 제품에 대해
수입규제를 남발하는것을 보면 거리감은 여전히 상존하는 실정이다.

지난 9일 브뤼셀에서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의 구주관장회의가
열린것을 계기로 유럽에서 활동중인 우리의 통상외무실무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내 기업의 유럽수출촉진및 현지화방안등을 모색했다.

< 편 집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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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

채훈 <브뤼셀무공관장> 엄창섭 <프랑크푸르트무공관장>
김성준 <스톡홀름무공관장> 이희범 <주EC대표부 상무관>
강박성 <삼성전자브뤼셀소장>

<> 이희범상무관 =유럽연합(EU)이 몸집키우기 작업에 열중입니다.

새해들어 오스트리아 스웨덴 핀란드등 북구 3개국을 회원으로 받아들인데
이어 앞으로는 동구와 지중해 연안국도 끌어들인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럽 전대륙과 북아프리카를 잇는 거대한 경제블록을 구상중이지요.

그만큼 단일시장의 규모가 커진다는 얘기입니다.

게다가 경제도 지난 3년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이 시장에 접근하면 우리 제품이 일본제품 못지않게
유럽에 뿌리를 내릴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됩니다.

<> 채훈브뤼셀관장 =EU위원회가 제시한 통계치를 보면 분명 유럽경기는
좋아지고 있습니다.

2년전만해도 마이너스성장에 허덕이던 유럽경제가 지난해는 2.6%의
성장을 했습니다.

현지 전문가들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결과였죠.EU측은 올해도 3%에
가까운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습니다.

이는 소비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니 우리 기업이 대유럽
수출을 늘릴수 있는 호기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반덤핑제소를 남발하는등 지난해부터 EU가 보호무역주의적
입장을 강화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낙관만 할수는 없는게 현지
분위기입니다 .

<> 강박성삼성전자소장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20억
달러 상당의 제품을 유럽에 팔았습니다.

올해도 경기호전등의 호재를 적극 활용,지난해보다 25%정도 늘어난
25억달러상당을 수출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채관장께서 지적하신대로 EU내 확산되는 보호주의경향을 보면
올 수출여건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컬러TV VTR 전자레인지등 우리의 주력수출품에 모두 반덤핑규제가
가해지고 완제품은 물론 부품에 대한 수입에도 제동을 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아가 우리에게 부여해온 일반무역특혜관세(GSP)를 앞당겨 중단키로
결정,앞으로 수출물량이 는다해도 채산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실례로 D램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상당량을 관세없이 유럽에 수출했으나
올해부터는 모듈방식으로 수출해도 3.6%의 수입관세를 내야하니 그만큼
이익이 줄어드는 셈이지요.

<> 김성준스톡홀롬관장 =회원확대도 우리의 수출확대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경우 지금까지는 사실상 자유무역지대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EU가 부과하는 고율의 공동수입관세를 적용하게되니
우리 업체에는 새부담이 생긴것입니다.

정부가 회원확대에 따른 보상협상을 추진한다고는 하나 이제 과거와
같은 혜택을 누리며 스웨덴에 물건을 팔기는 어렵게 된것 같습니다.

<> 이상무관 =EU의 수출여건이 나빠진다고해서 한탄만 할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세계 교역량의 40%를 차지하는 이 시장을 포기할수는 없는게 현실입니다.

EU의 몸집이 더 커지기전에 이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를 심지
않으면 우리 제품의 뿌리를 내기리가 한층 어려워 질것입니다.

우리 총수출액중 EU가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불과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중국 일본등 우리의 경쟁국들이 이 시장을 착실히 공략해 나가는 것을
보면 우리도 노력여하에따라 보다 좋은 성과를 얻을수 있을 것입니다.

<> 엄창섭프랑크푸르트관장 =이를 위해서는 EU회원국에 대한 수출전략
에 변화가 있어야 될때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외형적으로는 단일시장이면서도 아니기도하는 구조적 특수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죠. 회원국간에 문화적 경제적 성향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인 방식으로 이 시장을 공략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의류의 경우 프랑스와 이탈리아국민들이 좋아하는 색상에 큰 차가
있습니다.

또 프랑스는 승용차를 선호하는등 국가별로 중점 판매해야할 품목도
다릅니다.

결국 EU위원회가 제정한 각종 공통규정은 지키면서 15개회원국을 몇개의
소비그룹별로 분류,이에 접근하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곳이지요.

<> 김관장 =우리의 상품이미지를 이곳에 심는 것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유럽에서 우리 상품이 갖는 위치가 그만큼 애매하기 때문이죠.스웨덴의
예를들면 국민들이 일반적으로 검소해 소비제품은 저가품을 선호합니다.

그러나 국민소득이 높으니 고급품 수요층도 상당합니다.

결국 저가품과 고가품 2개 시장만이 존재하는 셈이죠. 반면 우리 제품은
가격이나 품질에서 중간에 위치하니 수요층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게
현실입니다.

<< 계 속...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6일자).